'제4이통사' 타이틀 획득한 스테이지엑스, '메기' 될 수 있을까?
낙찰가 4301억원…6년 전 이통3사 2배
스테이지엑스 "제4이통사 자격 획득 큰 의미"
정부, 황금대역 주파수 추가 할당도 시사
제4이동통신사로 스테이지엑스가 최종 낙점됐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낙찰가 4천억원대를 제시하며 마이모바일을 제쳤다. 당장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재무 건전성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높은 낙찰가까지 떠안게 되어서다. 스테이지엑스가 진정한 '메기'가 되기 위해선 재무 건전성 우려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제4이통사를 선정하기 위한 28㎓ 주파수 할당 경매를 진행한 결과 스테이지엑스가 최종 낙찰됐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경쟁 후보였던 마이모바일보다 높은 금액을 써냈다. 무려 4301억원. 두 사업자의 경합은 5일째인 50라운드를 모두 거치고도 결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접전 양상을 보였다. 결국 과기정통부가 두 후보에게 각자 금액을 적어내라고 한 뒤 이 가운데 금액이 높은 쪽을 승자로 정하는 '밀봉입찰'을 진행했다.
낙찰가는 4천억원대로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 최종 낙찰가 4301억원은 첫날 입찰가 742억원과 비교해도 무려 5.8배에 달한다. 첫째날까지만 해도 최고 입찰액은 757억원에 그쳤다. 무리한 입찰을 하지 않겠다고 한 세종텔레콤은 경쟁 첫날 일찌감치 포기를 선언했다. 최종 낙찰가는 이통 3사가 같은 대역을 낙찰 받은 금액(2072~2078억원)보다도 두 배가 넘는다. 이렇게 해당 주파수를 낙찰 받은 이통 3사는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기지국 장비 의무 구축을 하지 않아 결국 주파수를 회수당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최종 결정된 낙찰가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지만, '제4이통사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지만, 단순 입찰가를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28㎓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및 기술, 그리고 부가가치를 반영한 미래가치를 고려해 경매가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원 대표는 "5G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부각시키고, 시장에도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분리된 알뜰폰(MVNO) 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한 컨소시엄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협력사들과 함께 합작법인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참여사이자 재무적 투자자인 신한투자증권으로부터 8천억 원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는 28㎓ 연구개발(R&D)과 실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연세의료원과는 디지털 기반 스마트병원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4이동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조건으로 3년 동안 전국에 기지국 6천 대를 의무적으로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28㎓는 현재 통신 3사가 쓰는 3.5㎓보다 속도가 빨라 확장현실(XR)이나 자율주행 같은 새로운 서비스 구현에 쓰일 수 있다. 대신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 그만큼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비용은 많이 드는데 투자 부담이 큰 데다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다. 업계에서 '승자의 저주'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28㎓를 황무지 땅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면서 "해당 주파수는 장애물을 만나면 통신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지국 수를 늘려야만 비슷한 전달력이 확보가 되는 상황이어서다. 그만큼 인프라 투자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모 교수는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와서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기존 통신사들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결국 자본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4이통사의 경쟁력 문제가 대두되면서 정부는 제4이통사에 '5G 황금대역'으로 꼽히는 주파수를 추가 할당할 수 있다고도 시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장기적 주파수 할당 계획안을 공개했다. 하준홍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선정된 사업자가 28㎓에 투자하며 단기 경쟁력을 확보해나간다면 정부는 사업자가 희망하는 경우 주파수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특정 대역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 네트워크 투자에 진정성을 보이는 사업자가 경쟁력을 갖추도록 정부가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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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h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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