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몰타 기사단 수도원서 개최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2024. 2.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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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섬은 산이다' 주제 1995년 한국관 개관 이후
역대 한국관 작가들 초기작~신작까지 총망라
한국관 설립 산파 故백남준의 예술적 비전 재조명
몰타 기사단 수도원 정원 전경 © D.H. office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30주년 특별 전시가 베니스 몰타 기사단 수도원의 중세 건축물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예술위)는 오는 4월18일 개막하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30주년 특별전시 '모든 섬은 산이다Every Island is a Mountain)의 전시 계획안을 발표했다.

예술위 산하 아르코미술관(관장 임근혜)이 파트별 전문 큐레이터와 함께 기획한 30주년 특별전시는 2024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및 한국관 전시와 동시에 개막하여 5개월간 몰타 기사단 수도원에서 열린다. 산마르코 광장 인근에 위치한 12세기에 건축된 중세 건물로 십자군 전쟁에 참여했던 기사단 본부로 쓰이다 최근에는 의료지원과 난민 구호활동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건물 한가운데로 회랑과 우물이 있는 중정과 더불어 3000㎡의 넓은 정원의 공간감이 일품인 수도원은 16세기 초 건물의 원형을 유지해 오고 있다.

특별전은 1995년 한국관 개관 이후 이를 통해 세계 무대에 소개된 한국 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기획했다.

전시 제목 '모든 섬은 산이다'는 개별로 존재하는 섬들을 수면 아래에서 산맥처럼 이어주는 해저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섬과 산’으로 상징화된 ‘예술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연결’이다.

아르코미술관 임근혜 관장이 ‘2024 베니스비엔날레 제60회 미술전 연계 한국미술전시 공동기자간담회’에서 한국관 전시 기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임근혜 관장은 "‘예술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연결’을 상징하는 주제로 한국관 건립의 산파 역할을 한 故백남준의 예술철학에 생태적 상상력을 더하여 고립된 개인과 분열된 사회를 연결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역대 한국관 작가 30여명(팀)의 개별 작업을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총망라한 전시와 차세대 예술인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적 순환과 국가주의를 넘어선 탈경계적 상상을 바탕으로 한국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전시를 주최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은 “이번 전시가 한국 미술 세계화의 교두보 역할을 해온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을 중심으로 한국 미술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집중 조명하고 팬데믹 이후 사회 변화에 대응한 한국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은 총 80여점으로 몰타 기사단 수도원의 유서 깊은 중세 건축 공간의 내외부를 가로지르며 한국 동시대 미술 30년의 시간을 펼쳐 보인다.

특히 '아카이브 전시: 한국관 30년의 이야기'는 한국관 설립에 산파 역할을 했던 故백남준의 예술적 비전과 함께 故김석철과 프랑코 만쿠조(Franco Mancuso)의 건축 설계 및 준공 과정 등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는다.

예술위는 "예술을 통한 소통과 화합 그리고 세계 평화를 꿈꾼 백남준의 예술관은 베니스 시 당국의 설득은 물론, 한국 정부의 문화정책에도 결정적 영감을 불어넣었다"며 "아카이브 전시는 이러한 사실에서 출발하여, 베니스비엔날레가 제시한 동시대 미술 담론을 흡수하며 지역과 글로벌을 연결해 온 한국미술의 여정을 되돌아볼 것"이라고 전했다.

1995년 한국관 개관 기념 행사, 곽훈 겁소리 - 마르코 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 퍼포먼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재판매 및 DB 금지

정원에서 펼쳐지는 야외 전시에서는 생태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설치 작품과 휴식과 공유의 장소인 ‘투명한 파빌리온’을 설치한다.

야외 전시에는 초입에 정서영의 신체와 사물, 식물이 하나의 포즈로 뒤엉킨 장면을 선언적으로 제시하는 '증거'(2014)에 이어 1995년 한국관 개관 당시 옹기 형태의 설치물과 대금연주 및 비구니 스님들의 퍼포먼스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곽훈의 '겁/소리-마르코 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1995)을 선보인다. 또 실향민들이 그린 드로잉 수백 여 점으로 이루어진 강익중의 신작 '아리랑'(2024), 한국의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해양 쓰레기를 수집하여 돌탑처럼 쌓아 만든 최정화의 nATuReNuRture(2023)는 전 지구적 생태계 위기에 대응하는 예술 실천과 연대의 시급함을 전한다.

몰타 기사단 수도원 회랑 전경 © D.H. office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 개막일인 4월18일 베니스 현지 시각 18시부터 몰타 기사단 수도원의 중정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함께하는 한국미술의 밤(Hyundai Night in celebration of Korean Art)’행사가 개최된다. 한국관 건립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故백남준을 기념하는 오프닝 퍼포먼스가 소개될 예정이다.

오는 9월 8일까지 열리는 특별전시는 현대자동차가 공식 후원사로 신한은행, 러쉬코리아, 대한항공 등이 후원·협찬했다.

[서울=뉴시스]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2023.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2025년 한국관 건립 30주년을 앞두고 마련된 이번 특별전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재단이 공식 선정한 4개 병행 전시(광주비엔날레, 유영국미술문화재단,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 한솔문화재단), 베니스에서 개최되는 2개 전시(갤러리 현대, 나인드래곤헤즈)와 어우러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그 어느 때보다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공공과 민간을 구분하지 않고 다 함께 뜻을 모아 한국의 미술작가를 소개하고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어 뜻깊다”고 말했다.

한편, '모든 섬은 산이다' 특별전 보다 하루 앞서 4월17일 개막하는 2024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구정아 - 오도라마 시티》(감독: 이설희, 야콥 파브리시우스, 작가: 구정아)'를 전시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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