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폰 대신 중고폰 살게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은 지난달 모바일 전문 유통 기업 라이크와이즈와 손잡고 중고 스마트폰 매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매입 예상 가격을 받고 나서 중고폰을 물류 센터로 보내면 검수 후 최종 매입 가격을 입금해준다. 크림은 이렇게 확보한 중고 스마트폰을 올 상반기 ‘크림 리퍼비시’ 서비스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크림 관계자는 “서비스 열흘 만에 9만명 이상이 본인 스마트폰 중고 가격을 확인해봤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했다.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 속에서 중고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 가격이 200만원에 육박하면서 차라리 ‘중고로 사자’는 수요가 늘었다. 다양한 업체가 중고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예전보다 중고폰 가격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됐고, 그만큼 사고팔기 편해진 덕도 있다. 박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작년 하반기 1228명을 조사한 결과, 다 쓴 휴대폰 판매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4.5%, 중고폰 구매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0%로 나타났다.
◇통신사도 뛰어드는 중고폰 사업
중고폰 사업을 강화하는 업체는 통신사부터 중고 전문 플랫폼까지 다양하다. 업체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중고폰 가격을 산정하고 개인 정보 삭제 인증서를 발급해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작년 1월 중고폰 매입 플랫폼 ‘셀로’를 출시했다. 예상 견적을 확인한 후 방문 택배나 편의점 택배로 수거 신청을 하면 된다. 셀로는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100만명, 매입 건수 10만건을 돌파했다. KT도 유통 전문 자회사 KT엠앤에스를 통해 지난 2021년부터 중고폰 매입 플랫폼 ‘굿바이’를 운영하고 있다. 앱에서는 개인 간 직거래도 가능하다. SK네트웍스 자회사인 민팃은 매년 100만대 이상 중고폰을 매입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온라인 중고폰 거래 서비스 ‘폰가비’와 손잡고 이달 29일까지 중고폰 매입 행사를 열고 있다. 중고폰 검수를 받으면 네이버페이 5000원, 판매 완료 시 1만원을 지급한다. 회사 관계자는 “중고나라 모든 거래 가운데 중고폰이 1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다”고 했다. 번개장터도 지난 2020년 ‘내 폰 시세’ 서비스를 내놨다. 번개장터의 스마트폰 총거래액은 작년에 2019년 대비 54% 증가했다.
통신사들은 시장을 겨냥해 이색 서비스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새 갤럭시 프리미엄폰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이전에 쓰던 갤럭시폰을 14세 미만 자녀에게 물려주면 배터리를 무료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SK텔레콤은 작년 11월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아이폰·갤럭시 중고폰을 판매했다.
◇3명 중 1명 중고폰 판매 경험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된 배경에는 갈수록 높아지는 스마트폰 가격이 있다. 작년 10월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은 최고 250만원,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S24 시리즈 가격은 최고 213만원이나 된다. 이용이 끝난 후 장롱에 넣어두기보다는 팔아 새 전화기 사는 데 보태는 게 이득인 셈이다.
KT처럼 잘 알려진 업체를 이용한 중고폰 거래가 늘면서 개인 정보 유출 우려가 줄었고, 젊은 층이 온라인 몰에서 스마트폰을 직접 사는 자급제폰(통신 개통이 안 된 스마트폰) 방식에 익숙해진 것도 중고폰 인기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분석된다.
해외에서도 중고폰 인기가 높아지며 “물량이 없어 못 판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중고 스마트폰 공급량은 3억940만대로 전년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경기 둔화로 소비자 지갑이 얇아지며 값비싼 새 스마트폰 수요가 중고폰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IDC는 “최근 대부분 선진국에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40개월을 넘어가면서 중고폰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는 재고가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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