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59] They’re not real!
“감정 없이도 작동하는 지적 기계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It is possible that some kind of intelligent machine could work without emotions).” 인공지능 분야를 개척한 미국 과학자 마빈 리 민스키의 말이다. 하지만 그는 이내 실현 가능성을 비관한다. “하지만 인류가 그런 기계를 만들 수도 없을 것 같고, 만든다 해도 딱히 유용하지 않을 것이다(But it seems unlikely that we could ever make such a machine, or that it would be very useful).” 학계에서도 이처럼 감정과 지능은 떼어놓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화 ‘크리에이터(The Creator·2023·사진)’는 감정을 가진 인공지능 생명체와 인간의 대립을 그린 작품이다.
인공지능을 배척하는 서구 세계와 인공지능을 포용하는 신아시아, 두 세계는 인공지능의 운명을 두고 전쟁을 벌인다. 군인이던 조슈아(존 데이비드 워싱턴분)는 인공지능의 창시자이자 인공지능의 신인 ‘니르마타’를 찾아내려 신아시아의 저항 세력에 잠입한다. 그 후 저항군의 여성 마야(제마 찬 분)와 사랑에 빠져 아이까지 갖고 행복한 일상에 젖는다. 하지만 얼마 후 시작된 서구 세계의 기습. “그들은 진짜가 아니야! 당신과 내가 진짜야! 그 아이가 진짜야(They’re not real! You and I are real. That child is real)!” 동료들을 버리고 도망치자는 조슈아의 외침을 끝까지 외면한 마야는 아이와 함께 산화한다.
가족을 잃고 혼자 살아남은 조슈아는 부대와 함께 인류를 파괴할 인공지능 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파견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찾아낸 궁극의 무기는 인간과 다름없는 감정을 지닌 아이 형태의 인공지능 로봇이었다. 조슈아는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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