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흑자 전환 성공했다... 올해 이익 전망치 보니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 주력 메모리 반도체인 D램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사업 전체에서도 흑자 전환을 자신했다. 31일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확정 실적과 사업부별 실적을 공시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설루션(DS) 부분은 4분기 매출 21조6900억원, 영업이익은 2조1800억원 적자를 기록(이하 연결 기준)했다.
작년 1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 4조5800억원을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D램 수요가 늘어나면서 D램 사업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최근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비롯해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SSD)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흑자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작년 전체로는 매출 258조9400억원, 영업이익 6조570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영업이익(약 43조원)보다 85%가량 감소한 것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14조88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원 이하로 떨어진 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5년 만이다. 하지만 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와 경기 회복으로 반도체 호황기가 다시 찾아올 기미를 보이면서,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3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려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램 약 1조원 흑자, 스마트폰 이익 14% 늘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반등은 주력 상품인 D램이 주도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각각 전 분기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수익성이 높아 고부가가치 반도체로 꼽히는 서버용 D램 생산량이 전 분기보다 60%가량 늘었다. 삼성전자는 D램 흑자 규모를 밝히진 않지만,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D램에서 8000억~1조20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본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업에서는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연간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고성능 컴퓨터 신규 수주 증가로 지난해 연간 최대 수주를 달성했다”며 “최근 HBM을 포함한 2나노 AI 반도체를 수주하는 등 미래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기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분기 매출 39조5500억원, 영업이익 2조6200억원을 올렸다.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운 스마트폰 사업이 효자 노릇을 했다. 스마트폰 담당 사업부(MX)와 네트워크(장비) 사업부는 지난해 총매출 112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7%가량 줄었지만, 이익은 14%가량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시장에 출시한 삼성전자의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기획그룹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2년 만에 성장세로 전환됐고, 갤럭시S 시리즈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34조원에 이른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분야에서 모두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다는 전망이 많다.
◇D램, 낸드 모두 4개월 연속 가격 상승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PC용 D램 범용 제품 ‘DDR4′의 1월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작년 12월보다 9.1%, 낸드플래시 반도체는 8.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27개월 만에 반등한 데 이어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낸드플래시에서는 여전히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가격 상승 추이를 보면 조만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당 보통주 361원, 우선주 362원의 기말 배당을 결의하고, 향후 3년간 기존과 동일하게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겠다고도 했다.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며 주주 친화적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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