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 넘다가 생이별… 1만2000km 목숨 건 탈북여정 생생하게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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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지 않다는 것. 작지만 평범한 그 행복을 제 아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무사히 남쪽으로 건너오길 바랐는데. 이젠 아들이 수용소에서 죽지 않길, 살아만 있어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주인공 탈북민 이소연 씨가 가슴에 맺힌 한을 꾹꾹 눌러 담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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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장편다큐 예비후보 올라
탈북 돕는 김성은 목사가 찍기도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주인공 탈북민 이소연 씨가 가슴에 맺힌 한을 꾹꾹 눌러 담으며 말했다. 자신을 만나기 위해 사선을 넘다가 결국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17세 아들. 엄마는 이 이야기를 국제사회에 내놓으면 북한 정권이 아들을 죽이진 못할 것이란 절망적인 희망으로 기자간담회 무대에 섰다.
북한 주민의 탈북 여정을 생생하게 담은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가 31일 개봉했다. 미국인인 매들린 개빈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받았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예비후보까지 올랐지만 아쉽게 최종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외교부뿐만 아니라 미국 국무부에서도 자체 시사회를 여는 등 관심이 뜨겁다.
영화는 23년 동안 북한 주민들의 탈출을 도운 김성은 목사가 두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받으면서 시작된다. 두 번의 시도 끝에 탈북에 성공했지만 북한에 두고 온 아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브로커에게 돈을 보낸 이소연 씨, 그리고 탈북한 다른 가족 때문에 오지로 추방당할 위기에 놓인 노영길·우영복 씨 가족이 주인공이다.
영화는 남한 사람들이 상상만 했던 탈북 경로를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1만2000km에 달하는 탈북 여정을 일부는 탈북민이 직접, 일부는 김성은 목사와 김현석 프로듀서가 찍었다. 가슴 졸이며 여러 국가의 국경을 하나씩 넘는 이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우 씨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생활에 대해 “내가 번 돈으로 산다는 게 너무 좋다”라면서도 “아이들 학원비가 너무 비싸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청소 일을 하며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아들을 끝내 탈북시키지 못하고 생사마저 불분명한 상태에 놓인 이 씨는 “언젠가 꼭 아들과 만나서 밥 한 끼 먹는 게 소원”이라며 눈물지었다.
‘비욘드 유토피아’가 세상에 나오게 된 데는 미국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큰 역할을 했다. 탈북민 이현서 씨의 회고록 ‘일곱 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를 읽고 감명 받은 드니로가 직접 사인회를 찾았고, 그에게 이 씨가 “탈북민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회고록과 이 씨의 바람이 제작사에 전달되며 영화가 탄생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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