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中의 ‘차부둬’식 사정작업?
중국인에게 뭘 물으면 ‘차부둬(差不多)’라고 답변한다. 대충 그렇다는 뜻이다. 후스(胡適)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수필 ‘차부둬셴성(差不多先生)’의 탄생 배경이다. 이 작품을 읽지 않고는 중국을 논할 수 없는 이유다.
중국 공산당의 기강 해이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징계받은 중국 공산당 관리가 약 11만명으로 전년보다 13% 늘었다. 중국 공산당 사정기관인 중앙기율위 발표다. 징계 사유에는 중앙 8개항 규정 위반이 포함된다.
이 규정은 △조사 연구 방식 개선 △회의 간소화 △보고 문서 간소화 △경호 및 교통통제 자제 △언론 홍보 보도 최소화 △원고·책 출간 엄격화 △해외출장 규범 준수 △근검절약 등을 포함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 직후인 지난 2012년 12월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소집해 반부패운동을 지시하면서 시달한 공직자 핵심 복무 규정이다.
중앙기율위는 관리 4만1천여명이 책임을 다하지 않거나 립서비스만 함으로써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 주석의 두 가지 중점 분야인 개발과 환경보호정책 이행에서 책무를 다하지 못한 사례를 강조했다. 4만여명은 과도한 선물이나 돈 또는 호화로운 접대를 받았다. 1만명은 승인 없이 혜택을 주거나 받았다. 중앙기율위는 해당 수치를 발표하면서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해당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라고 경고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달 8일 “부패 척결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여전히 엄중하고 복잡하다”며 반(反)부패 드라이브 심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끊이지 않는다. 그 원인을 차부둬식 사정작업에서 찾으면 명쾌해진다. 수박 겉핥기의 형식적인 절차 때문이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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