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1년 보낸 이승열 하나은행장…건전성 관리 등은 숙제

정소양 2024. 2. 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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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현장·강점'에 중점 둔 경영 전략 주효
'리딩뱅크' 경쟁 치열

지난해 1월 공식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작년 한 해 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은행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이 행장은 취임 후 하나은행을 '리딩뱅크' 경쟁 대열에 합류시키며 '승승장구'한 한 해를 보냈다. 다만 건전성 관리와 해외 실적 반등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임기가 1년 가량 남은 가운데 올해 성과가 '연임'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지난해 1월 공식 취임했다.

이승열 행장은 외환은행으로 입행한 첫 하나은행장으로 취임 당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승열 행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취득 후 한국외환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하나금융지주 및 하나은행 재무총괄(CFO), 하나은행 비상임이사, 하나금융지주 그룹인사총괄,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쳤다.

이승열 행장은 취임 직후 하나은행을 '리딩뱅크'로 만들겠다며 '고객·현장·강점'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산관리, 기업금융, 외국환 등 '강점'에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기업금융과 외국환은 외환은행이 강점을 가진 분야였고 자산관리는 하나은행이 강한 면모를 보인 분야인 만큼 하나와 외환의 특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세웠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이승열 행장의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하나은행은 지난 한 해 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 7102억 원을 포함한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 3조4766억 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수치다.

아직 다른 은행들의 지난해 실적은 공시되지 않았지만, KB국민은행과 '리딩뱅크'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랐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한 2조7664억 원으로, '리딩뱅크'인 KB국민은행의 차이는 890억 원에 불과했다.

이승열 행장은 취임 후 하나은행을 '리딩뱅크' 경쟁 대열에 합류시켰지만, 건전성 관리와 해외 실적 반등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하나은행

특히, 이승열 행장이 강점으로 내세운 기업금융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12월 기업대출 잔액은 162조460억 원으로, 2022년 말(144조8280억 원)보다 11.89% 증가했다. 1년 새 17조 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특히, 우리은행(10.3%), 국민은행(7.7%), 농협은행(6.9%), 신한은행(6.1%) 등 5대 시중은행 중 기업금융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가운데서도 우량 자산으로 꼽히는 대기업 대출을 늘렸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12월 대기업대출 잔액은 25조8400억 원으로, 2022년 말(19조6490억 원)에 비해 31.5% 늘었다.

'비이자이익' 강화도 눈에 띄는 성과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연간 누적 비이자이익은 98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1.%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 실적·건전성 두 마리 토끼 잡나 …올해 성과 연임 잣대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실적 성장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건전성 관리 등 당면 과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가 이승열 행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연체율은 0.26%로, 전년 동기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년 동기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으며, 가계대출 연체율(0.23%)도 전년 동기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이에 하나은행은 올해 건전성 지표 목표를 보수적으로 수립,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내외 경기부진, 원가상승, 금리상승 등으로 금융권의 잠재적인 부실 가능성이 증가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중국 등 해외법인 실적 반등도 이뤄내야 한다. 하나은행 전체 해외법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65억 원을 기록했다. 31.9% 늘며 성장세를 보였지만,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목표로 하는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 도약'으로 가기엔 아직 멀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더욱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 내실과 협업을 경영 키워드로 하나은행의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만들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은행업의 기본에 집중하여 내실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특히, 손님 관점에서 리테일 상품과 서비스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 손님 기반을 다지고, 제휴와 신사업으로 새롭고 편리한 서비스 제공하고, 기업금융과 더불어 자산관리, 외국환, 자금시장 등 강점 사업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계속해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되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확고한 위기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높은 수준의 내부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등의 사회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과제 실천으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는 이승열 행장에게 더욱 중요한 해가 될 수 있다. 임기가 내년 초 주주총회까지로, 올해 성과가 '연임'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함영주 회장의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아 차기 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열려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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