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잇단 미국발 전쟁위기론… 의연한 자세로 긴장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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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오전에는 중앙통합방위회의, 오후에는 군 주요지휘관회의를 각각 주재했다.
각종 안보 위협 상황에 대비한 민관군 통합 대응 태세와 함께 북한의 군사 도발에 맞선 우리 군의 응전 태세를 잇달아 점검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으로 규정하고 "올해 접경지 도발, 무인기 침투, 가짜뉴스, 사이버 공격 등 여러 도발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별한 대비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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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안보 행보는 미국 쪽에서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것과 무관치 않다. 미국 언론은 최근 “북한이 몇 달 안에 치명적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당국자들의 발언을 전하는가 하면, 미 백악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협적 언사를 들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긴장감을 나타냈다. 지난달 30일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리언 패네타 전 국방장관은 “북한이 더 큰 결과를 초래할 오판을 내릴 수 있다”고 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미국이 유럽 중동에 이어 아시아에서도 억지력을 상실하기 직전”이라고 했다.
사실 연초부터 한반도 위기론을 촉발한 것은 북한 전문가 로버트 칼린과 시그프리드 헤커가 공동 기고를 통해 “김정은이 전쟁을 하기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며 작금의 상황을 6·25전쟁 직전에 비유하면서다. 북한 문제에 누구보다 정통하다는 두 전문가의 얘기가 워싱턴 조야에 널리 회자되면서 전쟁 위기론이 확대 재생산된 격이다. 북한의 일상화된 협박과 도발 속에 사는 한국에선 호들갑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허투루 넘길 일도 아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지만 자멸을 초래할 전면전을 도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다만 핵 고도화와 러시아 뒷배에 자만한 김정은이 한층 무모한 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연평도 포격 같은 접경지 도발, 나아가 고조된 군사적 긴장 탓에 걷잡기 어려운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많다. 전쟁을 부르는 가장 큰 위험은 허점을 보이는 것이다. 빈틈없는 대비와 확고한 결전 태세야말로 북한의 오판을 막고 군사적 긴장을 관리하는 길이다. 공세적 맞대응보다는 흔들림 없는 의연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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