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후보 6명 압축…절반은 외부 인사로 채웠다

김형규/성상훈 2024. 1. 3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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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위, 8일 최종 1인 선정
공정성 고려…내·외부 절반씩
'LG맨' 권영수·'현대맨' 우유철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 이름 올려
현직 포스코맨 김지용 '깜짝 후보'
장인화·전중선 등 전직도 포함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파이널리스트)’이 6명으로 좁혀졌다. 포스코그룹 내부 출신 2명, 외부 출신 4명이 뽑혔다. 포스코그룹 재직 여부로 따지면 그룹 출신이 3명, 비(非)그룹 출신이 3명이다.


이번 파이널리스트엔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은 인물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초호화 별장’ ‘외유성 해외 이사회’ 등 공정성 논란을 고려해 외부 인사 비중을 높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호화 출장으로 문제가 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다는 점에서 정당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신임 회장은 ‘캐시 카우’인 철강,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업황이 모두 난조인 상황에서 그룹을 이끌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파격적인 파이널리스트 명단

포스코홀딩스의 ‘CEO(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31일 8차 전원회의를 열고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67),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67),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사장(미래기술연구원장·62),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67),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69),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전 사장·62) 등 6명을 파이널리스트로 확정(가나다순)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유력 후보로 관측된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CEO가 바뀌더라도 배터리 사업의 중장기 전략을 되돌리거나 방향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내부 출신은 김지용 사장, 전중선 고문이다. 김 사장은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해 후보군에서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예상을 깨고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김 사장은 그룹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배터리 소재, 인공지능(AI), 수소 등 핵심 기술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고문은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올해 철강, 배터리 등 두 핵심 분야의 업황이 어려워 재무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 필요하다는 시각에서 선정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최정우 현 회장에 이어 두 번 연속 재무 출신이 사령탑을 맡을 가능성은 작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前 현대제철 부회장도 명단에

외부 출신 후보 가운데 권영수 전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을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적격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주력 사업인 철강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SK이노베이션 기술원장을 지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예상하지 못했던 후보다. 석유 개발 전문가이며 해외자원개발협회장을 맡았다는 점을 근거로 리튬, 니켈 등 배터리 원자재 개발에 특화된 인물로 평가받는다.

우유철 전 부회장이 이름을 올린 것도 파격적인 대목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출신인 안동일 전 사장이 현대제철 대표로 임명된 적은 있지만, 현대제철 출신이 포스코그룹 회장 파이널리스트 명단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 전 부회장이 자동차용 강판에 특화된 장점을 지녔다는 점이 후보로 꼽힌 이유로 분석된다.

장인화 전 사장은 포스코에서 연구, 재무, 마케팅 등을 경험한 노련한 인재로 평가받는다. 포스코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각종 사업을 원활히 이끌어갈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후추위는 2월 7~8일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 1명을 다음달 8일 선정한다. 3월 21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하면 모든 선정 절차가 마무리된다.

김형규/성상훈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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