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수도권 격전지 수원 찾아 “도심 가르는 철도 지하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 수원을 찾았다. 한 위원장이 올 들어 시·도당 신년 인사회를 위해 전국을 순회한 이후, 총선을 본격 겨냥한 첫 지방 방문지로 수원을 찾은 것이다. 수원은 ‘경기도 정치 1번지’로 꼽히고 지역구가 5개나 되지만, 지난 8년간 보수 정당이 국회의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수원을 수도권 승부의 바로미터로 여기고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수원에서 정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정책을 재차 강조하고, ‘철도 지하화’ ‘광역 급행 열차’ 등 조(兆) 단위 재정이 소요되는 교통 정책을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수원 한국나노기술원에서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정부는 622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발표했다”며 “우리는 소수당이지만, 대통령을 보유한 정부·여당이다. 우리의 정책은 실천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원 성균관대에서 622조원을 투자해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판교·수원을 잇는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를 마친 뒤 이어 수원 천천동 육교 인근에서 철도 지하화 등 교통 정책도 발표했다. 천천동은 경부선 철도가 가로지르면서 동쪽과 서쪽이 단절된 대표적인 지역이다. 한 위원장은 최근 ‘철도지하화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점을 언급하면서, 지하화한 철도의 위 공간과 주변 부지를 함께 개발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또 수도권 외 비수도권에도 광역 급행열차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국 주요 권역을 1시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당이 추진 중인 메가 시티와 연계한 정책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외에 노후한 구도심을 정비하는 구도심 융·복합 정비 정책, 복합 문화·스포츠 공간 전국 조성 정책 등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8년간 수원 지역구 5곳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뺏기면서 “수원성 탈환이 급선무”라는 당내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당은 김현준 전 국세청장,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인재 영입·차출 등의 형식으로 수원 지역구에 투입했다. 인지도 높은 인물을 내세우고, 굵직한 정책을 상징적으로 발표해 지역 민심을 얻겠다는 전략이란 설명이다. ‘경기도 정치 1번지’인 수원에서 바람을 일으킬 경우 다른 수도권 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국민의힘의 한 수원 출마자는 “여전히 수원은 민주당에 비해 여당에 매우 어려운 곳”이라면서도 “지역민 사이에서 ‘민주당이 전부 석권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어, 이번 총선에서 여당 바람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3선을 한 경기 안산 상록갑에 출마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고위 참모들이 대거 ‘텃밭‘ 출마를 택한 가운데, 장 전 기획관이 경기도 험지 출마를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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