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후보 6명 압축 … 권영수·김지용 등 내외부 3대3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4. 1. 3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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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섭·우유철·장인화·전중선
후추위, 마라톤 회의 끝 선정
외부인사 명단 다수 포함되자
포스코 내부선 배경놓고 술렁
30년만에 외부출신 선정 촉각
이달중 최종 1인 뽑고 이사회
수사 진행중 … 진통 이어질듯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을 뽑는 인선 작업이 '6배수'로 압축되면서 포스코 안팎이 술렁이는 분위기다. 유력주자로 꼽혔던 인물들이 다수 탈락하고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인물들이 포함됐다.

그간 최종 후보자 명단에서 포스코그룹 내부 출신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에 비해 이번 인선에서는 외부 인사 비중이 높아진 점도 특징이다.

'호화 이사회' 논란 속 후보추천위원회가 인선 일정을 강행해 6명의 명단을 공개했지만 공정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후추위는 이날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8차 회의를 열고 앞서 12명으로 압축한 후보군을 6명으로 추려 명단을 공개했다. 파이널리스트에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사장) ,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가나다순)이 뽑혔다.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난 것은 후추위가 인선 절차에 돌입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후추위는 지난 24일 7차 회의를 열고 2차 후보군인 숏리스트를 12명으로 확정한 바 있다.

파이널리스트에는 내부 출신과 외부 출신 비중을 50대50으로 조정했다. 전현직 포스코 출신 비중은 김 사장과 전 전 사장, 장 전 사장 등 3명이다. 외부 출신은 권 전 부회장과 김동섭 사장, 우 전 부회장이다.

외부 출신 중 한 명이 포스코 새 사령탑에 오른다면 1994년 4대 김만제 전 회장 이후 30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이 탄생한다. 내부 후보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역대 파이널리스트와 달리 올해는 다른 기류가 감지돼 주목된다.

최근 해외 이사회와 관련해 논란이 불거지며 인선 과정의 공정성 문제가 대두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후 시작된 후추위 회의는 밤 9시께까지 이어졌다. 후보군을 6인으로 좁히는 과정에서 위원들 간 열띤 토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르헨티나와 중국에서 열린 호화 이사회로 도마에 오른 포스코홀딩스 주요 임원과 후추위 구성원들은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후보군에 오른 임원들까지 경찰 수사 대상에 올라 내부 임원들의 문제 제기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이번 후보자 명단을 보면 '호화 이사회' 건과 연루된 후보는 김지용 사장 정도다. 이런 배경 아래 외부인 비중을 과거보다 많이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인 소유분산기업이 피하기 어려운 '낙하산 인사' 논란을 최대한 벗어나기 위해 내부 출신을 선발해 잡음을 없애려 했는데 올해는 그 전통이 깨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최근 해외 철강재 유입량이 늘어나 그룹의 정체성이자 본업인 철강 사업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어 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이 등장해 '철강인 DNA'를 잇는 한편 신사업으로 수익성 개선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외부 후보자로 지목된 권 전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말 차기 회장설을 부인했지만 인선이 시작되자 적극적으로 면접 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권 전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금성전자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44년간 LG그룹에 몸담아왔다.

특히 권 전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을 글로벌 선두 배터리 기업으로 키워낸 '스타 CEO' 중 하나다. 2021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에 부임한 후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국내 시총 2위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내부 인사로 이번 인선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지용 사장은 CTO 출신이다. 현재는 그룹 CTO로서 2차전지소재, 인공지능(AI), 수소 분야의 핵심기술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등 그룹의 미래성장사업 발굴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 사장은 포스코홀딩스 사장급 임원 중 유일한 승진자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후추위는 최종 후보자들에 대해 대면 심사를 거쳐 이달 8일 최종 1인을 회장 후보로 선정할 방침이다. 2월 중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주주 승인을 얻기 위해 정기주주총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날 포스코홀딩스는 정기주주총회일을 오는 3월 21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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