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외화채 ‘10억弗’ 발행 현대캐피탈, 흥행 비결은?

이건엄 2024. 1. 3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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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30일 1조3000억 규모 글로벌 본드 발행
금리밴드 저점서 형성…제시 금리比 35bp 낮게 책정
PF 대출 비중 4.2% 불과…車 중심 포트폴리오 덕분
중고차·개인신용대출 규모도 안정적…건전성 ‘청신호’
이 기사는 2024년01월31일 17시1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현대캐피탈이 우수한 자산건전성을 바탕으로 비교적 낮은 금리에 외화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캐피탈업계 전반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의 우발채무 관리와 재무건전성 확보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현대캐피탈은 낮은 금리에 발행한 외화채를 통해 조달 부담을 덜어내고 수익성 강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이 1조3000억원 규모의 외화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기록한 것은 우발 채무를 비롯한 부실 자산 관리 역량을 높게 평가받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담 할부리스사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캐피탈사로서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건전성과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현대캐피탈은 전날 기채 조건이 다른 듀얼 트랜치로 각각 3년과 5년 만기 고정금리부채권으로 구성된 총 10억 달러(한화 약 1조3355억원) 규모의 외화채를 발행했다. 채권별 발행 금리는 미국 3년 국채 수익률에 110bp(1bp=0.01%), 5년 국채수익률에 120bp를 더한 수준으로 현대캐피탈이 최초로 제시한 금리 대비 35bp 낮게 책정됐다.

우발채무 위험도 미미한 수준

실제 현대캐피탈은 PF 우발 채무 위험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캐피탈업계가 PF 부실 채권 상각을 미루며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를 키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동차금융 중심의 사업구조와 그룹 내 1군 건설사인 현대건설(000720)의 존재로 PF 리스크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캐피탈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동산 PF관련 대출 규모는 1조4257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의 4.2%에 불과하다. 이 중 95.9%에 달하는 1조3677억원이 브릿지론 대비 위험도가 낮은 본 PF대출에 해당된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국내 캐피탈사의 영업자산에서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6.6%다.

비교적 위험도가 높은 중고차 대출과 개인신용대출 규모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고차 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은 경기침체에 따른 하방압력이 높아 부동산 PF와 함께 캐피탈사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차주의 신용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개인신용대출과 중고차금융의 경우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심화할수록 연체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의 중고차 금융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조7889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 중 8.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신차 금융(24조9108억원)과 비교했을 때 11.2% 수준이다. 개인신용대출 역시 1조1015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 중 3.3%에 그친다.

덕분에 현대캐피탈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1%로 전년 말 2.2%p 대비 0.1%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신용평가업계에서 AA급 캐피탈사의 자산 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인 2.5%보다 낮은 수치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실상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1개월 이상 3개월 이하의 요주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6.1%에서 5.7%로 0.4%p 내렸다. 신차 금융부문의 우수한 건전성과 부실채권 상각 및 매각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양재사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

현대캐피탈이 지난 25일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상향 조정을 받은 것도 이같은 배경이 유효하게 작용했다. 앞서 무디스와 피치도 지난해 1분기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각각 ‘Baa1 Stable(안정적)’, ‘BBB+ Stable’에서 ‘Positive’(긍정적)로 상향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034950)와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역시 지난해 상반기 중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캐피탈이 신용평가 3사로부터 ‘AA+’를 받으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김현태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전담 할부리스사로서 자동차 금융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자산건전성이 양호하다”며 “전체적인 자산건전성과 재무건전성을 놓고 봤을 때 업계에서 우수한 편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PF를 비롯한 기업금융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그룹 내 1군 건설사인 현대건설의 존재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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