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오르고도 찜찜한 일본, 골키퍼 스즈키 실수로 또 실점[스경X도하]

일본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가운데)이 31일 바레인과의 2023 아시안컵 16강전 펀칭 실수로 팀 동료와 엉킨 뒤 볼이 골문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후보 일본이 8강에 선착했지만, 16강전에서도 골키퍼 실수에 의한 실점을 내주면서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은 31일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도안 리쓰(프라이부르크),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 등 고른 득점을 앞세워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일본은 이란-시리아전 승자와 다음 달 3일 4강전에서 맞붙게 됐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이라크에 덜미를 잡히며 조 2위로 16강에 올라 우승 후보로서 체면을 구겼지만, 앞선 경기들보다 나아진 경기력으로 바레인을 시종일관 압도했다. 점유율(53%), 슈팅 숫자(13-7), 결정적인 기회(3-0)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앞섰다.

다만 골키퍼의 불안함은 여전했다. 일본은 후반 4분 구보의 골로 2-0으로 달아나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처럼 보였지만,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신트 트라위던)의 실책성 플레이로 골을 내주며 2-1, 한 점 차로 쫓겼다. 스즈키가 후반 19분 롱볼을 제대로 펀칭하지 못한 것이 골문으로 향했다. 이를 헤더로 걷어내려는 우에다와 엉키면서 그대로 골을 내줬다. 스즈키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다행히 실점 후 얼마 안 돼 우에다가 추가 골을 넣으면서 다시 경기가 풀렸다.

스즈키는 조별리그 1차전 베트남과의 경기에서부터 공중볼 처리에 미숙함을 보이며 일본의 불안 요소로 지목됐다. 조별리그 2차전 이라크전 패배 당시에도 펀칭을 잘못해 상대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알쿠와 알자우야) 머리 쪽으로 떨궜고, 이에 헤더 골을 내줬다.

앞으로 일본을 상대하는 팀들은 공중볼 처리에 약점을 보이는 스즈키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바레인도 스즈키의 자책골 이후 192㎝ 장신 공격수 압둘라 알하사시(알아흘리 클럽)를 교체 투입해 194㎝ 장신 스트라이커 압둘라 유수프 헬랄(믈라다 볼레슬라프)과 트윈 타워를 세웠다. 노골적으로 헤더 득점을 노렸다. 일본은 8강전에 체격 조건과 기술 모두 좋은 이란이 올라온다면 힘든 승부를 펼쳐야 할 수도 있다.

도하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