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김완선과 전한 방황의 의미(슈퍼마켙 소라)[종합]

김지은 기자 2024. 1. 31. 23: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채널 ‘슈퍼마켙 소라’ 화면 캡처



‘슈퍼마켙 소라’ 이소라가 방황하며 나의 한계를 알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인생이라고 밝혔다.

이소라는 31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슈퍼마켙 소라’에서 “내 청소년 시절에 완선 씨는 내 삶의 길을 인도해 주는 롤모델이었다”라며 “학창 시절에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힘들었다. 혼자 공원에 가서 하루 종일 노래를 들었다. 그때 견디게 해준 게 완선 씨 노래가 있어서”라고 밝혔다.

이어 “TV에서 김완선을 처음 봤을 때 저렇게 생긴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라며 “외계인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완선 또한 “나야말로 대한민국에 저렇게 생긴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라며 “외계인끼리 만났다”고 밝혔다.

또 “내가 92년도에 데뷔하고 완선 씨가 92년도에 은퇴했다. 방송에서 만날 일이 없었다”라며 “정화와 ‘댄스유랑단’을 하는 것을 보고 완선 씨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두 사람의 인연 시작에 대해 설명했다.

김완선은 데뷔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매니저였던 이모한테 고맙다. ‘롤링스톤’에서 한국 음악 100곡을 선정했는데 그 순위에 내 곡을 써주신 세 분의 작곡가가 다 계셨다”라며 “김창훈, 이장희, 신중현 선생님까지. 심지어 내 노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도 있다. 나와 관련된 뮤지션들이 있다는 게. 우리 이모가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 전엔 눈 떠서 자기 전까지 뭔가를 배우거나 인순이 선생님 일을 했는데 하고 싶었던 일을 하니까 하나도 피곤하지 않고 즐겁고 행복했다”라며 “막상 데뷔하니까 한 2년 동안 정신없이 지나갔고 내가 원하던 가수에 삶이 맞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내 생활은 하루에 12번씩 같은 노래만 반복했다. ‘오늘 밤’이라는 곡을 받아 녹음하면서 수천 번을 불러서 데뷔하기 전에 이미 곡에 질렸다”라며 “한 곡으로 1년을 불렀다. 낮에 리허설하고 공연하고 끝나고 나이트클럽에서 공연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즉흥적인 면이 강해서 좋은 노래가 들리면 필받아서 춤을 추고 표현한다. 수천 번 들은 노래에 춤을 추려니 나중엔 같은 동작을 반복하더라”고 과거를 돌아봤다.

이에 이소라는 “당시 완선 씨가 ‘오늘이 무서워요’라고 하면 ‘너 눈이 더 무섭다’라고 하는 개그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완선은 “당시 난 그 개그가 왜 웃기는지 몰랐다.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과거 영상을 보는데 ‘그런 얘기가 나올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진짜 무섭더라”고 동조했다.

무표정이 트레이드마크였던 김완선은 “방송국을 지나가면 높으신 분이 내게 와서 ‘난 네가 왜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가곤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난 그때 10대인데 얼마나 상처가 됐겠냐? 그런 사람이 정말 많았다”라며 “우리가 데뷔한 시대가 그런 시대였다. 그래서 방황을 오래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소라는 “그때 연애를 해야 했다. 너무 연애를 안 하니까 숨통 트일 때가 없었던 것”이라며 “살짝 연애하면 다시 열심히 했을 것이다. 20살이란 나이가 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고 갑자기 내 인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라는 생각에 두려운 나이”라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슈퍼마켙 소라’ 화면 캡처



김완선은 “난 데뷔 후 커리어보단 이모와 헤어질 생각만 했다. 이모는 혼자 프로듀싱에 매니지먼트까지 다 하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이모가 예전에 키웠던 가수에게 배신을 당했던 트라우마가 있어서 나와 24시간 동안 함께 있고 내가 자아가 커지려고 하면 억눌렀다”며 “이모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다 허비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깝다”고 고백했다.

또 “모든 게 다 운인 것 같다. 운이 좋지 않아서 내 곁에 친절한 사람이 없었다”라며 “내가 용인으로 이사 가면서 모든 인간관계를 끊었는데 정말 좋았다.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 인간관계에 애쓰기보단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는 때가 온다. 마치 소라 씨처럼”이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이소라는 감동하면서도 “11년 끝에 나를 만났다는 거는 감사한 말”이라고 말을 잇지 못하다 “데이트도 하고”라고 반응했다. 이에 김완선은 “남자랑 있으면 불편하지 않냐?”라고 물은 뒤 “나는 지금도 몹시 불편하다”고 고백했다.

이소라는 “내가 연애하는 법을 가르쳐야겠다”고 했고 김완선은 “나는 하나도 궁금하지 않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에도 부족한데 내가 왜 불편한 사람을 만나려고 애를 써야 하냐?”라며 “남자 중 안 불편한 사람은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완선은 ‘댄스가수 유랑단’에 함께 출연한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댄스가수 유랑단’을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해진다”라며 “댄스하는 여가수들이 외로웠다는 걸 알겠더라. 무슨 말을 시작만 하면 공감했고 서로에게 위로되는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소라는 “‘슈퍼마켙 소라’ 첫 화인 신동엽 편이 방송되고 통화를 하지 않았냐. KTX를 타고 오면서 다 봤다고”라며 “완선 씨가 나한테 ‘고생했어요. 소라 씨’라고 하는데 눈물이 또르르 흐르더라. 또래 여자 연예인으로 사는 삶을 다 아는 것 아니냐. 그것만으로도 위로됐다”고 고백했다.

이에 김완선은 “엄정화 때문에 내가 눈물이 많아졌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이소라 또한 “엄정화가 저 계단으로 내려오면 울 것 같다. 울 일도 아닌데 이렇게 된다”라며 “엄정화라는 인간이 이상하다. 눈물보를 자극한다. 만나면 우는 걸로 시작한다”고 공감했다.

김완선은 자화상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어린 시절의 나를 위로하는 마음이다. 동물을 그리는 등 다른 그림도 그려봤는데 몰입해서 그린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라며 “그림 그리는 행위를 하는 기분인데 자화상을 그릴 땐 다른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이소라는 “우리가 50대다. 윤주가 나한테 ‘몇 년을 방황했냐?’고 물었을 때 4~5년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솔직하지 않았다”라며 “여전히 방황 중이다. 동생인 윤주가 방황에 대해 물어보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방황 중이라고 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방황 중이고 아마 죽을 때까지 방황할 것이다. 살면서 무례하고 상식을 벗어난 사람을 만나면서 놀라고 상처를 받고 또 받아들인다”라며 “나 자신의 한계를 알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살지 않았냐?”고 물었다.

또 “그 안에서 살면서 이대로 가는 게 인생이라는 걸 아는 사람을 만났다는 게 인생에서 가질 수 있는 큰 행운 중 하나”라며 “ 완선 씨를 만난 게 행복하다. 우린 운명”이라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김지은 온라인기자 a051903@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