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김동연 지사가 작년 6월에 말한 중점과제 중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3개월 전 대통령실·정부 발표에 있는 것”
"김 지사 중점과제 중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말만 있지 내용은 없는 껍데기”..."정부가 껍데기를 표절해서 어디에 쓰나"
"김 지사가 표절을 주장하려면 자신만의 독창적인 것이 있어야 하는데 없지 않나"
"표절시비 가리기 쉽다며 방법을 가르쳐 줬는데도 하지 않고 터무니없이 나를 공격한 인천일보가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줄지 주시"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정부는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개최한 '제3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상을 설명하면서 "경기도 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그러자 김동연 지사는 18일 SNS라이브 방송을 통해 “(정부가)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건 경기도 정책을 표절한 것 같다. 작년 6월에 제가 이미 제 중점과제 중에 이와 똑같은 이야기를 했었다”라며 현 정부의 경기남부권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 정책에 '표절'이란 딱지를 붙였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발언에 대해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22일 "정책 발표 시점과 내용을 비교하면 표절 여부를 가리기는 쉽다"며 "김 지사가 작년 6월에 이야기했다는 반도체 관련 구상이 정부가 1월에 설명한 계획과 똑같다고 한다면 김 지사야말로 작년 3월에 정부가 발표한 경기남부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표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올해 1월에 발표한 내용은 작년 3월 정부가 용인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경기남부권에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밝힌 것에다, 이후 결정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투자 확대(면적 215만평 → 226만평, 투자 300조원 → 360조원), 안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기업(소부장) 특화단지 조성 등을 추가한 것이므로 정부의 1월 설명이 작년 6월의 김 지사 이야기와 똑같다고 한다면 김 지사가 작년 3월 정부 정책을 표절한 것이 된다는 게 이 시장의 주장이다.
이 시장은 조목조목 인천일보와 김동연 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그럼 김 지사가 작년 6월에 말했다는 '제 중점과제 중 똑같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 이야기엔 현 정부가 지난 15일 설명한 경기남부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의 구체내용이 담겨 있는 것일까?”라고 했다.
이상일 시장은 31일 "김 지사가 작년 6월 30일 자신의 중점과제를 밝히는 기자회견 내용을 꼼꼼히 살펴봤다"면서 "결론부터 말하면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라는 말만 있을 뿐 그에 대한 김 지사의 구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알맹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김 지사의 회견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라는 말이 적혀 있지만 구체 내용이 없어 실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며 "김 지사 회견문에 '반도체'란 말이 두 번, '클러스터'란 말이 두 번 나오는데 반도체 산업 등을 키우겠다, 판교 등 스무 곳에 벤처스타트업 클러스터를 만들고, 반도체·바이오·첨단 자동차 및 미래모빌리티 클러스터 만들겠다는 선언적인 이야기가 전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빈약한 내용들을 가지고 어떻게 정부가 1월에 상세히 밝힌 경기남부권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계획과 '똑같은 이야기'를 김 지사가 작년 6월에 '이미' 했다고 주장하면서 표절을 말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시장은 "작년 6월에 김 지사가 밝힌 중점과제 중에서 반도체와 관련한 것은 껍데기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는데 정부가 알맹이없는 껍데기를 표절해서 어디에 쓸 수 있겠는가"라며 "김 지사가 제기한 표절 주장은 대통령과 정부를 흠집내기 위한 정치공세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6월 30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3대 비전, 15개 핵심분야, 30개 중점과제’를 소개했다. 그런데 그의 회견엔 경기남부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대한 설명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는 “회견 프리젠테이션 자료에 ‘반도체 :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라는 말이 있지만 김 지사가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침은 단 한 줄도 적혀 있지 않다”고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김 지사 기자회견에선 '반도체'라는 단어가 다음과 같이 딱 세 번 나온다”고 지적했다.
“지난 1년 경기도는 세계 최고 반도체 분야부터 신소재, 친환경 물류까지 임기 내 투자 유치 100조 달성 목표에 파란불을 켰습니다.”(이 부분은 성우 설명임)
“반도체, 바이오, 첨단 모빌리티, AI와 빅데이터 등 미래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겠습니다.
벤처스타트업이 주도하는 혁신성장을 추진하겠습니다. 판교를 포함한 스무 곳에 벤처스타트업 클러스터를 만들고, 반도체, 바이오, 첨단 자동차 및 미래 모빌리티 클러스터를 만들어 경기도의 경제 성장동력을 한층 강화하겠습니다.“
김 지사가 회견문을 읽은 다음엔 기자들과의 질문답변이 이어지나 반도체 관련 질문은 없었고, 김 지사도 반도체에 대해 추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당시 회견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경기도 중점과제 중 '세계최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자료의 소제목으로 거론하는 정도에 그친 김 지사가 올해 1월 15일 정부가 여러 프레젠테이션 자료들을 제시하며 상세히 밝힌 경기 남부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구상을 김 지사 자신이나 경기도 정책을 표절한 것처럼 말한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고 이상일 시장은 지적했다.
이 시장은 "대통령실과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가 작년 3월 15일 발표한 자료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신규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있다"며 "김 지사가 작년 6월에 회견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 말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현 정부의 구상을 표현까지 차용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니 표절을 말한다면 김 지사가 표절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작년 3월 정부가 발표한 자료 중 '세계 최대 규모의 신규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국가산업단지를 뜻하고, '(경기남부권) 최대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용인 이동·남사읍 국가산단과 기존의 용인(원삼, 기흥)·이천·화성·평택 반도체 클러스터를 연계해서 반도체 생태계를 대폭 확장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는 보도참고자료 4페이지에서 '대규모 신규 민간투자는 2042년까지 300조원(※이후 360조원으로 늘어) 규모로 단일 단지기준 세계 최대규모의 새로운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도내(※용인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을 뜻함)에 조성할 계획이다', '신규 클러스터(※용인 국가산단을 의미)가 조성되면 기존 생산단지(기흥,화성,평택,이천 등) 및 인근 소부장 기업, 팹리스 벨리(판교)를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공개된 대통령실 보도자료에도 같은 내용이 나온다고 알렸다.
이 시장은 "김 지사가 작년 6월에 밝힌 중점과제 중에선 반도체와 관련한 독창적인 내용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데 어떻게 자신의 것이나 경기도 정책을 표절했다는 식으로 말할 수 있나"라며 "자기 것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려면 자기만의 독창적인 것이 있어야 하는데 김 지사에겐 없지 않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 시장은 "김 지사의 회견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반도체와 관련해서 하나 더 나오는 것은 '제3판교 팹리스 클러스터 구축'인데, 판교 팹리스 역시 작년 3월 정부 발표 때 포함된 것으로 앞에서 소개했듯 당시 자료에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 3월 정부 발표와 작년 6월의 김 지사 회견, 올해 1월의 정부 발표 내용을 누구나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핵심 자료를 오늘의 용인특례시 보도자료에 첨부할테니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처럼 내용들을 비교해서 살펴보면 표절 여부를 쉽게 가릴 수 있다"면서 "인천일보에 정부의 올해 1월과 작년 3월 발표, 김 지사의 작년 6월 중점과제 내용을 취재해서 비교해 보라고 권유했지만 해당 언론사는 언론의 기본책무인 사실관계 확인 노력을 하지 않고 김 지사의 18일 발언을 의도적으로 누락시키면서 나를 터무니없이 공격했는데, 이는 정론지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18일 발언을 통해 표절 논란을 일으키고서도 표절 시비를 가려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으니 언론인 출신인 내가 정부 발표와 김 지사 회견을 비교분석을 해서 사실관계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김 지사의 작년 6월 회견 자료와 회견 영상을 분석하고 정부의 작년 3월 발표 자료와 올해 1월 발표 내용을 검토해서 사실의 선후관계 등을 확인한 나의 객관적 주장을 인천일보가 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과연 제대로 전달하는지 여부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의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작년 6월의 경우 김 지사는 중점과제 기자회견 사흘 전인 6월 27일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용인 국가산단 성공 추진을 위한 상생협약'을 경기도를 대표해 국토교통부, 용인특례시, 삼성전자와 체결한 뒤 용인 국가산단의 성공적 추진에 힘을 보태고 판교에 팹리스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 있다"며 "작년 6월 김 지사가 반도체와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말한 경우는 30일과 27일 두 번 뿐인 것으로 보이는데 두 차례 발언에서 나온 말들은 작년 3월 정부가 밝힌 것과 같은 것이니 표절은 김 지사가 했다는 내 주장에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김 지사나 인천일보가 반박할 게 있다면 하시기 바라고, 반박 내용이 타당하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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