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 이종범 돌아오나...KIA, 차기 감독은 누구
‘김종국 사태’ 이후 프로야구 KIA는 뒤숭숭하다. 일단 후원 업체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김종국(51) 감독은 물러났다. 다른 내부 단속이나 정화 작업은 차치하더라도 후임 감독 선임이 발등의 불이다. KIA는 지난 시즌 6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LG·KT와 함께 ‘3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던 상황이었다.
KIA는 스프링캠프 지휘는 일단 진갑용(50) 수석 코치에게 맡겼다. 스프링캠프는 한 시즌을 치를 코치진과 선수단 구성이 완료된 후 팀 1년 청사진을 그리는 기간. 감독 없는 스프링캠프는 상상하기 어렵다. KIA 구단은 이달 20일까지 호주 캔버라에서 훈련한 후,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3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구단은 늦어도 오키나와 캠프 시작부터는 신임 감독이 팀을 이끌 수 있도록 설 연휴(9~12일) 전후 감독 선임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심재학 KIA 단장은 “외부 영입과 내부 선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른 팀 코치를 데려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팀들도 올 시즌 코치진 구성을 마무리한 상태라 갑자기 빼온다는 게 도의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당초 KIA 차기 감독 후보군으로 이종범(54) 전 LG 코치, 김원형(52) 전 SSG 감독, 이호준(48) LG 코치 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심 단장 발언은 이호준 코치를 배제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3명은 모두 KIA 연고지인 호남 출신이다.
가장 안팎에서 뜨겁게 회자되는 인물은 이종범 전 코치다. KIA 구단 레전드이자 구단 내 ‘성골’이라는 광주일고 출신. 10년 넘게 KIA 감독이 바뀔 때마다 후보로 언급됐으나 정작 선임된 적은 없다. 한화와 LG에서 10년 이상 코치 경험을 쌓았고 2022년엔 LG 2군 감독도 맡았다. 지난 시즌 이승엽 두산 감독이 코치 경력 없이 지휘봉을 잡은 사례가 있어 파격적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김원형 전 감독은 현역 시절 타이거즈에서 뛴 적은 없지만, 전북 전주 출신이다. 작년 SSG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뒤 돌발 경질되면서 현재 야인이다. 3년간 SSG를 이끌며 한국시리즈 우승(2022년)을 이끈 관록도 있다. 진갑용 수석 코치나 이범호(43) 타격 코치 내부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은 3년 이상 KIA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있어 지금 같은 내부 혼란 분위기를 잘 추스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동욱(50) 전 NC 감독 역시 후보군으로 검토한다는 말이 나온다. 진갑용·이동욱은 부산, 이범호는 경북 출신이다. KIA 내부에선 일단 김경문(66), 선동렬(61) 등 구관(舊官)들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심재학 단장이 감독으로 부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심 단장은 서울 출신(충암고)이지만, KIA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10년 가까이 코치 생활을 경험해 자격은 갖췄다.
감독 선임 외에도 KIA는 금품을 건넸다는 커피업체와 후원 계약 처리도 골칫거리다. 계약이 아직 법적으로는 유효하고, 올 3월에는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 이 업체 매장이 들어설 예정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구장 내 비어 있던 창고 공간을 개조해 입점하기로 해 수익 사업 중 하나로 운용할 방침이었는데 금품 수수 건이 불거지면서 고민하고 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김 전 감독 잔여 연봉 지급도 애매하다. 품위 손상 행위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지만 KBO(한국야구위원회) 감독·코치 표준 계약서에 따르면, 구단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엔 잔여 기간 연봉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감독·코치의 명백한 귀책 사유로 구단 징계를 받고 계약이 해지된 경우엔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KIA 관계자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 여러 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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