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아시안컵] 마치 '카잔의 기적' 김영권처럼… 日 쿠보의 득점, VAR 존재 가치 또 한 번 증명했다

(베스트 일레븐)

VAR이 공정한 골을 일본에 안겼다. 마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김영권이 넣었던 그 득점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쿠보 타케후사에게 주어졌ᄃᆞ.

쿠보가 속한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은 31일 밤 8시 30분(한국 시각)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바레인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일본은 전반 31분 도안 리쓰, 후반 4분 쿠보, 후반 27분 우에다 아야세의 연속골에 힘입어 후반 19분 일본 수문장 스즈키 자이온의 자책골로 1득점에 성공한 바레인을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

후반 4분 일본이나 바레인이나 어안이 벙벙한 상황에서 일본의 득점이 나왔다. 박스 안 노마크 찬스에서 쿠보가 볼을 잡은 후 왼발 터닝슛으로 에브라힘 루프탈라 골키퍼가 지키는 바레인의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쿠보는 명백한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볼을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바레인 선수들은 오프사이드를 주장했고, 일본 선수들도 그 분위기에 휩쓸린 듯한 모습이 잠깐 연출됐다.

그러나 VAR이 일본에 정당한 골을 안겨다주었다. 일본 스트라이커 우에다 아야세가 박스 외곽에서 볼을 잡아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쿠보에게 볼을 건네는 듯한 장면이었는데, 아니었다. 우에다를 막으려고 박스 안 수비에 치중했던 바레인 레프트백 함자 알리가 왼발로 걷어낸다는 게 쿠보에게 완벽한 노마크 패스로 이어진 것이다.

마치 러시아 월드컵 한국-독일전에서 토니 크로스가 김영권에게 완벽한 노마크 찬스를 내준 상황과 똑같았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더라도 상대 선수에게 볼을 넘겨받은 선수에게는 파울이 적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당시에 김영권의 골이 인정받을 수 있었는데, 이번 쿠보의 득점도 그랬다. 이 경기 진행을 맡은 쿠웨이트 출신 아흐마드 알 알리 심판은 VAR 온 필드 리뷰로 해당 상황을 짧게 확인한 후 곧바로 득점을 선언했다.

예전처럼 VAR을 통한 리뷰 판정이 없었더라면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서 잃어버릴 수 있었던 득점이었다. 변화된 축구 경기 판정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다. VAR의 존재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던 득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