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 사업자 ‘스테이지엑스’ 선정…4301억 써내

제4 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28㎓ 대역 주파수 경매가 속개된 31일 오전 한윤제 스테이지엑스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스테이지엑스가 5세대(5G) 이동통신용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아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지위를 획득했다. 최종 입찰가로 4301억원을 써내 주파수를 할당받았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50분까지 1단계 다중 라운드 오름입찰(39~50라운드)을 실시했으나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아 오후 7시부터 2단계 밀봉입찰을 진행했다”며 “1단계와 2단계 전체 경매를 진행한 결과, 4301억원으로 최고입찰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주파수 경매는 한정된 국가 자산인 주파수를 쪼개 최고가 응찰 기업에 사용을 허가하는 제도다. 상대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른 기업이 해당 라운드 승자가 되는 오름차순 경매로 50라운드까지 진행되고,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각자 최종 입찰가액을 적어내는 밀봉 입찰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경매 입찰액은 742억원에서 출발해 1일 차 757억원, 2일 차 797억원으로 올랐다. 이어진 3일 차 경매에서는 하루 만에 금액이 617억원 올라 1414억원에 마감됐고, 4일 차에서는 1955억원으로 치솟았다.

앞서 에스케이텔레콤(SKT)·케이티(KT)·엘지유플러스(LGU+) 등 이동통신 3사는 같은 방식으로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았다가 망 투자를 소홀히 해 과기정통부로부터 회수당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입찰에서 이동통신 3사 참여를 제한하고, 신규 사업자만 할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주파수를 할당받아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지위를 획득한 기업에는 최대 4천억원 수준의 정책금융과 세액공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 주파수 할당 신청을 한 3개 업체 가운데 세종텔레콤은 1일 차 경매에서 중도 포기했다. 이후 경매부터는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이 맞붙었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 계열 알뜰폰 사업자 스테이지파이브와 신한투자증권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마이모바일은 미래모바일 주도로 꾸려진 컨소시엄이다.

이번 28㎓ 대역 낙찰가 4301억원은 업계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2018년 6월 진행된 28㎓ 대역 주파수 경매에서 케이티는 2078억원, 엘지유플러스는 2072억원, 에스케이텔레콤은 2073억원에 낙찰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4천억원 정책금융 지원이 가격 상승에 일조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이미 5년 전 이동통신 3사 28㎓는 사업성 없다고 판단했는데, 당시 가격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건 합리적인 결정이라 볼 수 없다. 추후 설비 투자 등 재원 부족으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스테이지엑스는 경매 뒤 따로 자료를 내어 “단순 입찰가를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스테이지엑스의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며 “28㎓ 대역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및 기술, 그리고 부가가치를 반영한 미래가치를 고려하여 입찰가를 써냈다”고 설명했다.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은 스테이지엑스는 할당일로부터 3년 차까지 전국에 기지국 6천개를 의무적으로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조치를 해야 한다. 나머지 기지국 미구축 지역에선 기존 이동통신 3사의 5세대 이동통신망을 로밍(임대)해 전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28㎓ 대역 할당 대상 법인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조기안착 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