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우려에 지갑 닫는 사람들…옷·신발부터 줄였다
[앵커]
국내 경제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로 흔히 생산과 투자, 소비 항목을 분석하죠.
지난해 한국 경제, 생산은 자동차가 견인했고, 연말 반도체가 힘을 보태며, 결과적으로 0.7% 증가했습니다.
투자와 소비는 역성장했는데요.
특히 소비에서 소매 판매액 지수가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하반기에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고금리와 고물가 속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겁니다.
특히 옷이나 신발 같은 당장 아낄 수 있는 품목부터 소비가 크게 줄면서, 실제 문을 닫는 점포들이 늘고 있습니다.
박찬 기잡니다.
[리포트]
옷가게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 서울 마포구의 거리를 돌아봤습니다.
'임대 문의'라고 붙어있는 문 닫은 점포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옷 가게 운영자 : "주변도 다들 가게를 빼고 있고요. 월세 내기도 힘들어서 많이 가게를 빼려고 하더라고요."]
신발이나 의류, 잡화 상점이 많은 지하 상가.
여전히 유동 인구는 많지만 매출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게 상인들 얘기입니다.
[서연아/지하상가 상인 : "1월 들어서 더, 진짜로 완전히 바닥으로 가고 있어요. 진짜 저희 상인들 너무 힘들어요."]
실제로 소비 동향 가운데서도 옷과 신발 등이 들어가는 준내구재 소비 감소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집니다.
[이종원/지하상가 상인 : "이유를 모르겠는데, 진짜 안 돼요. 손님이 들어오질 않아요."]
생산이 반등한 지난해 4분기, 특별한 악재가 없는 데도 사람들이 지갑을 닫는 이유로는 우선 고물가와 고금리가 언급됩니다.
[류옥자/서울 은평구 : "물가도 많이 오르고, 경제도 앞으로 더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서 소비가 안 되는 거 같아요."]
소비에서 선택과 집중 경향도 드러납니다.
특히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지난해 항공 분야가 포함된 운수업의 카드 승인 액수는 1년 전보다 41%나 증가했습니다.
[조영무/LG 경영연구원 연구위원 : "쓸 수 있는 소비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아진 고물가로 인해서 국내에서 돈을 쓰기보다는 해외에서 돈을 쓸 유인이 높아지고 있고요."]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소비하는 대신 미래의 위험에 대비해 돈을 비축하는 현상도 두드러집니다.
가계 저축률은 코로나 19 이전 5년 평균 7.1%에서 최근 3년 평균 10.7%로 올랐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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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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