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분 거리 대학병원 두고 ‘뺑뺑이’…심정지 환자 끝내 숨져
[앵커]
생명을 위협받는 긴급한 상황에서, 치료 해 줄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숨지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부산에서 60대 여성이 심정지로 쓰러져 4분 거리의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료진 부족 등의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이 환자는 숨졌고, 경찰은 병원 측의 진료 거부가 정당했는지 등을 수사중입니다.
김옥천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리포트]
병원 앞에 구급차가 도착합니다.
구급대원이 들것에 실린 여성을 다급하게 응급실로 옮깁니다.
의료진이 심폐소생술 등 응급 조치를 했지만 결국, 사망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숨진 여성은 60대로, 수영을 하다 호흡 곤란과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습니다.
119가 출동해 29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지만 심정지 상태가 이미 20분이 넘어 숨졌습니다.
가족들은 초기 대응에 혼선이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박기종/유족 : "응급처치가 늦고 돌아다니다 보니까 죽었다고 봐야죠. 그래서 억울한 거야."]
여성이 쓰러진 곳은 부산의 구립 체육시설.
바로 근처에 대학병원이 있습니다.
여성이 구급차에 탄 체육시설에서 이곳 응급실까지는 약 1.5km, 4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입니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선 응급 조치할 수 있는 의료진이 없다며 환자 수용을 거부했고, 구급차는 3.6km 떨어진 다른 병원으로 다시 이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20분 넘게 지체되면서 골든 타임을 놓친 겁니다.
[박기종/유족 : "중한 환자를 돌려보낼 이유가 없다 아닙니까? 그런 큰 병원에서. 억울해서 그냥 눈물밖에 안 나니깐."]
해당 대학병원 측은 심정지 환자를 받으려면 기도 삽관, 심장 마사지, 흉부 압박 등 최소 3명의 의사가 필요한데, 당시 당직의를 제외하곤 모두 수술이나 외래진료 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유족의 수사 요청을 받은 부산 서부경찰서는 병원 측 대응에 문제가 없는지, 체육시설과 구급대의 조치는 적절했는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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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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