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은? 후보군은 내부출신 3명, 외부출신 3명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에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 외부 출신이 대거 포함되면서 사상 두 번째로 ‘비포스코 출신’ 회장이 탄생할지 안팎에 눈길이 쏠린다. 그룹의 핵심 산업인 철강 비전문가가 차기 수장을 맡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31일 8차 회의를 열고 파이널리스트(최종 후보군) 6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날 후추위에서 확정한 회장 최종 후보군은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다.
후보군은 권 전 부회장 등 외부 출신 3명과 김 원장 등 포스코맨 3명으로 압축됐다. 또 철강 출신 4명과 비철강 출신 2명의 구도다.
권 전 부회장은 회장 선임 초기 단계부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그동안 권 전 부회장은 재계 4위 LG그룹의 ‘간판 CEO’로 손꼽혔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권 전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LG 등에서 최고 경영진을 지냈다.
특히,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현 LG에너지솔루션) 본부장(부회장)으로 임명된 이후, 4년 동안 LG그룹이 일찌감치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2차전지 사업을 이끌었다. 배터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권 전 부회장의 이력 때문에 포스코그룹 차기 수장에 유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포스코그룹은 기존 철강 일변도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배터리 소재 등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도 SK이노베이션에서 기술원장과 기술총괄 사장을 지내는 등 비철강 출신 인물이다.
반면 포스코그룹이 철강을 주력 사업으로 해온 만큼 “철강을 모르는 회장이 기업을 이끌어선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배터리와 무역 등 매출액이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철강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엔지니어 출신’인 최정우 회장마저 상대적으로 철강 사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점도 ‘철강 전문가’가 회장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외부 출신이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사례는 김영삼 정부에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을 고 김만제 회장이 유일하다. 2000년 포스코 민영화 이후, ‘재무통’인 최 회장을 제외하고 역대 포스코 회장은 모두 엔지니어 출신일 정도로, 회사 안팎에서는 철강에 대한 이해도를 회장이 갖춰야 할 주요 자격으로 본다.
최근 철강 사업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포스코홀딩스 지난해 매출액(77조1270억원)이 전년보다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조5310억원으로 27.2%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이번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사장) 등 현직 포스코홀딩스 사내 이사나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등 철강 출신이 유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직 사내이사의 경우 최근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초호화 해외 출장’ 논란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직 내부 인사 중 일부는 지난해 사외이사들을 동반한 ‘캐나다 호화 출장’과 관련해 경찰 수사 중인 상황이다.
‘외풍’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말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인사에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개입하고 있다는 ‘지라시’(정보지)가 돌자, 김 전 실장이 경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권 전 부회장은 김 전 실장과 1살 차이인 경기고·서울대 동문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해외 순방은 물론, 대통령실 행사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하는 등 불편한 관계였다. 최 회장 이전 8명 포스코 회장 모두 권력과의 갈등으로 중도 사퇴하는 등 포스코 회장은 정권마다 부침을 겪기도 했다.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을 둘러싼 내홍으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이날 진행된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취임 후 2차전지 사업 투자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2차전지 사업에 역점을 둔 최 회장의 퇴진에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 사장은 “관련 사업이 진전된 것은 주주들과 투자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새로운 회장 선임 이후에도 투자를 되돌린다거나 방향을 크게 바꾸거나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추위는 이들 후보자를 대상으로 2월7일~8일 심층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8일 오후 후추위와 임시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종 후보 1명을 공개하고, 회장(CEO) 후보 선임안을 21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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