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고 목 밀쳐도 '무반응' 사우디전 심판…손흥민 생각은

이은 기자 2024. 1. 3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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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을 승리로 이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32·토트넘)이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지난 30일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사우디전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에 누리꾼들은 분노했지만 손흥민은 사우디전 후 심판과 인사를 나누고 상대 선수들을 위로하는 신사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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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호주와의 8강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을 승리로 이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32·토트넘)이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31일 뉴스1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회복 훈련에 앞서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

손흥민은 지난 30일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사우디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우디전 승리는 대표팀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이곳에 있는 모든 구성원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가족이 되는 분위기를 느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은 오는 3일 열리는 호주와의 8강전을 염두에 뒀다. 그는 "하지만 지난 일은 빨리 잊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며 "호주는 분명 쉽지 않은 팀이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9년 전 아시안컵 결승에서 호주와 만나 경험한 쓰라린 패배를 기억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는 "2015년 아시안컵 결승에서 호주에 당했던 패배(1-2)에 마음이 매우 아팠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아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남은 기간 잘 회복해서 호주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손흥민이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서 성공시키고 있다./사진=뉴스1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대표팀은 이 기세를 몰아 연이어 네 골을 성공시켰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첫 키커로 나선 이유에 대해 "가깝게 지내는 지성이형을 만나면 가끔 2011년 한일전 승부차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며 "지성이 형을 아직도 원망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011 아시안컵 당시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과 승부차기를 했는데, 구자철, 지동원, 홍정호 등 당시 어린 선수들이 1~3번 키커로 나섰다가 모두 실축하면서 패했다. 이후 박지성은 자신이 1번 키커를 자처하지 않은 점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박지성의 뼈 아픈 후회를 지켜봤을 손흥민은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승부차기는 1번과 5번 키커가 중요한데, 감독님께서 (1번 키커 역할을) 맡기셨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왼쪽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수 알리 알 불라히에게 머리채를 잡힌 손흥민, 황희찬의 멱살을 잡은 알리 알 불라히 /사진=X(엑스, 구 트위터) 캡처, OSEN


이번 16강전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여러 번 포착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 볼라히가 황희찬의 목을 가격하고 멱살을 잡는가 하면 손흥민의 머리채를 잡기도 했다. 심판은 이를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분노했지만 손흥민은 사우디전 후 심판과 인사를 나누고 상대 선수들을 위로하는 신사적인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심판과의 소통, 관계에 대해 "공정한 판정을 원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늘 매너 있게 얘기하고 행동하면 심판도 선수들에게 존중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주장으로서 제가 먼저 심판한테 가서 젠틀하게 얘기하는 걸 저도 그렇고 감독님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팀에 악영향이 되지 않는 선에서는 심판들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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