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판해 치명적 공격 가능성”…전직 CIA국장들, 韓 위기 연달아 경고

홍정수 기자 2024. 1. 3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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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과 위협 수위가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리언 패네타 전 미 국방장관 등 과거 미국의 대(對)북한 정책에 깊게 관여했던 인사들이 입을 모아 북한의 잇단 도발이 한반도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치중하고 중동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두 개의 전쟁'을 통해 억지력 상실을 드러내면서 이것이 북한에 주는 메시지를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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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면서 "순항미사일들은 7421초, 7445초간 동해상공에서 비행하여 섬목표를 명중타격했다"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이날 핵잠수함건조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도발과 위협 수위가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리언 패네타 전 미 국방장관 등 과거 미국의 대(對)북한 정책에 깊게 관여했던 인사들이 입을 모아 북한의 잇단 도발이 한반도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치중하고 중동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두 개의 전쟁’을 통해 억지력 상실을 드러내면서 이것이 북한에 주는 메시지를 우려했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지에 틈이 생겼다고 보고 북한이 한층 대담한 도발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11월 미 대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담판을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도 북한의 폭주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진단했다.

● 트럼프-오바마 행정부 장관들, 초당적 경고

공화당 소속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장관 등을 지낸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하원의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가 개최한 ‘권위주의 연대: 미국의 적들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지원’에 관한 청문회에 출석해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한 김 위원장이 당시에도 ‘이제 한국과 평화통일을 할 의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라고 발언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CIA 국장 시절이던 2018년 3월 제1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차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인도태평양, 중동, 우크라이나 등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 국제 정세를 거론하며 “미국은 유럽과 중동에서 (군사적) 억지력을 잃었다”며 “아시아에서도 억지력을 상실하기 직전이며 이미 잃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대북 핵 억제력에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역시 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낸 패네타 전 장관 또한 같은 청문회에서 “전 세계의 독재자들이 점점 하나로 뭉치고 있다”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의 밀착을 언급했다.

페네타 장관은 청문회 후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북한이 ‘더 큰 결과’를 초래할 오판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향후 몇 달 안에 북한이 한국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에 관한 질문을 받자 “북한의 도발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동조했다.

● 볼턴 “트럼프, 北과 무모한 협상 시도할 것”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면서 "순항미사일들은 7421초, 7445초간 동해상공에서 비행하여 섬목표를 명중타격했다"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이날 핵잠수함건조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한미 당국은 당장은 북한이 전쟁 같은 전면전을 준비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 하에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조하며 불안감을 잠재우려 애쓰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날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북한의 도발이 한미일 3자 협력을 강화하도록 만들었다며 “더 긴밀한 정보 공조는 물론 국방 협력, 군사훈련, 합동 억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동 주미대사 또한 워싱턴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북한의 공격적 언행과 도발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미,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별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2020년 출간한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개정판에 최근 추가한 18쪽 분량의 서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외교 치적을 위해) 임기 초 북핵에 관한 ‘무모한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에 기존에 보유한 핵을 인정하는 대신 추가 개발을 멈추는 대가로 제재 완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맞바꾸는 직거래를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 때 한국, 일본은 소외되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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