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자유·사랑·평화의 불꽃 … 참과 바름이 세계를 바꾸다 [창간35-축시·축화]

2024. 1. 3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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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고 푸르게(100×100㎝) 파란색은 아이러니한 색이다.

마주하면 마음 한쪽에서부터 무언가 채워지는 치유의 기능도 한다.

희고 푸른 두 박자의 리듬은 원시적인 호흡에 실려 서로 엉킨 채 춤추고 불화하다가 다시 공명하면서 기세를 갖추고 필세를 만든다.

그의 추상적인 파란색은 추상적이지 않은 파란색에 비해 한결 많은 것을 내부에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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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빛으로 가득 채운 서른다섯 청년신문!

천수호

이 세계의 기척에
귀를 갖다 대었지
하늘과 사람과 나라를
세계의 빛으로 가득 채우고
멀리까지 두 귀를 열어두었네

참이라는 말과
바름이라는 말을
중심에 서게 해서
실상은 빠르게 보도되었고

변화를 읽는 초시계는
손끝에 쥐고
독자적이라는 숲도
늘 푸르게 가꾸어 놓았네

그 위에 태양은 뜨겁게 빛나고
양떼구름이 나뭇결을
희망 쪽으로 키워내면서
빛이 들어오는 길은
훤하게 틔워놓았지

투명과 균형이라는 성분을 달고
나뭇가지 끝까지
물관을 타고 오르는 물줄기처럼
서른다섯 해의 진정성은
건강하게 이 세계를 키워왔네

세계가 바로
이곳에 다 모여 있는 듯이
지구의 목소리가
여기에 다 쏠려있는 듯이
매의 눈처럼 총명한 시력들이
날마다 포플러 잎 같은
박수갈채를 보내도 좋네

기도하는 양초보다
뛰는 신발이 더 빨리 닳았고
애천 애인 애국의 마음은
세상을 품는 날갯죽지 아래
온당한 체온을 유지했네

자유와 사랑과 평화를
정의와 용기와 양심을
불꽃으로 활활
피워낼 수 있을 만큼
뜨거운 가슴을
훅훅 넓히고 있고

함께 걸어가는 세상
모두 손잡을 수 있는 세계
태양까지 닦을 수 있는
보도의 힘으로
분간과 판단의 슬기를 주는
신문으로 성숙하고 있네

이것은 이 세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믿음으로
용산 시대의 세계일보만이
가능한 결실이라는 의지로
이제 서른다섯 살이 된
89년생 탄탄한 청년신문!

●천수호 시인은… △1964년 경북 경산 출생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 졸업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옥편에서 ‘미꾸라지 추(鰍)’자 찾기’가 당선돼 작품활동 시작 △시집 ‘아주 붉은 현기증’, ‘우울은 허밍’, ‘수건은 젖고 댄서는 마른다’ 등을 펴냄 △매계문학상 등 수상 △현재 명지대 객원교수, 횡성예버덩문학의집 운영위원
 
희고 푸르게(100×100㎝) 파란색은 아이러니한 색이다. 외로움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희망을 상징하기도 하고, 차가운 느낌을 안기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심신이 편안해지는 따뜻함을 지녔다. 마주하면 마음 한쪽에서부터 무언가 채워지는 치유의 기능도 한다.

희고 푸른 두 박자의 리듬은 원시적인 호흡에 실려 서로 엉킨 채 춤추고 불화하다가 다시 공명하면서 기세를 갖추고 필세를 만든다. 한 번도 예정에 없었던, 미지의, 그래서 더욱 미적으로 느껴지는 회화의 결과물은 그야말로 낯선 시간들의 응집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지도 없는 길 떠남처럼, 보는 이의 마음을 두려움과 설렘 사이에 두고 저 너머로 나아가는 출항의 상태에 놓이게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마치 청룡이 조화를 부린 듯 상서롭고 푸른 기운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놓는다.

●김춘수 작가는… 김춘수의 회화는 ‘파랗다’는 특징을 지닌다. 그의 추상적인 파란색은 추상적이지 않은 파란색에 비해 한결 많은 것을 내부에 품고 있다. 그가 빚어내는 푸르름은 우주의 모든 빛깔을 머금고 있는 중층적인 푸르름이다. 손 끝으로 물감을 발라 나가는 작가의 촉각적인 그리기 방식은 신체적인 것과 신체적이지 않은 것, 행위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일치시킨다는 평을 받는다. 김춘수의 푸른 사각형은 가치를 추구하는 정신성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질박한 관능으로 꿈틀거린다. 푸른 비늘을 가진 용처럼.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캘리포니아주립대(CSULA) 대학원 졸업.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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