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성엔 ‘트렌드’ 부재… 내면의 모순 연구로 독자 이끌어” [창간35-제20회 세계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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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가 궁금한 많은 사람들은 '트렌드 2024'를 본다.
그러나 세상사의 핵심에는 인간이 있고, 인간 본성에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트렌드가 없다.
소설의 핵심에 인간이 있는 이상 소설에도 역시 트렌드 따위는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두 작품을 두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트렌드라는 힘을 가장 전면적으로 전복하며 인간 본성에의 연구에 동참케 하는 '김섬과 박해람'을 올해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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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거듭하며 나아갈 길 찾는 두 여성
이별과 상처 겪으며 자기만의 빛 구축
종교·철학적 개념으로 시간 확장시켜
트렌드라는 힘 가장 전면적으로 전복
세상사가 궁금한 많은 사람들은 ‘트렌드 2024’를 본다. 그러나 세상사의 핵심에는 인간이 있고, 인간 본성에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트렌드가 없다. 오직 모순과 갈등, 대립과 역설에 대한 발견만이 있을 뿐. 소설의 핵심에 인간이 있는 이상 소설에도 역시 트렌드 따위는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없을 뿐만 아니라, 트렌드를 훼방하는 것이야말로 소설의 욕망이다. 세상사의 ‘훼방꾼’들과 만나는 일에는 감동과 쾌감이 있다. 트렌드 역시 힘이기 때문이다.
수상작을 놓고 끝까지 고심한 작품은 ‘나의 표준 감정 진단서’와 ‘김섬과 박혜람’이다.
익숙한 자아찾기일 수도 있었을 이 소설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시간의 미학적 운용이다. 소설에서 시간성은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고 유려하게 오가며 인물 내면의 모순과 갈등을 깊이 있게 구축할 뿐 아니라 종교적, 철학적 개념으로 확장되는 시간은 신중하면서도 친근하게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독자들을 금세 인간학과 사랑론의 연구자로 만든다.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두 작품을 두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트렌드라는 힘을 가장 전면적으로 전복하며 인간 본성에의 연구에 동참케 하는 ‘김섬과 박해람’을 올해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수상자에게 축하와 기대가 함께하는 인사를 전한다.
심사위원 최원식·박혜진·은희경·전성태·정유정·정홍수·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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