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에 제조업 생산 3.9% ↓… 소비·투자도 동반 부진

안용성 2024. 1. 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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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반도체 불황 여파로 제조업 생산이 25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는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고, 설비투자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늘어나면서 산업생산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소매판매는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내수 부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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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3 산업활동’ 발표
환란 이후 25년 만에 최대폭 감소
고금리·고물가로 소비심리 위축
소매판매 1.4% 줄어 20년來 최고
설비투자, 기계류 등 줄어 5.5% ↓
전산업생산 지수 전년比 0.7% 증가

지난해 반도체 불황 여파로 제조업 생산이 25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는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고, 설비투자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늘어나면서 산업생산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소매판매는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내수 부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 지수(2020년=100)는 110.9로 전년보다 0.7% 증가했다. 산업생산지수는 2021년 5.3% 증가한 이후 3년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생산 증가는 서비스업이 견인했다. 지난해 서비스업은 도소매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 2.9% 증가했다. 반면 광공업 생산은 3.8%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시장 악화로 제조업 생산이 3.9%나 급감했다. 이는 1998년(-6.5%) 이후 최대폭 감소다. 반도체 생산은 5.3% 줄며 2001년(-15.3%)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반도체는 2019년(11.7%), 2020년(22.7%), 2021년(26.8%)까지 계속 증가하다 2022년(7.6%) 상승 폭이 둔화한 뒤 지난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1.4%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0.2%) 판매는 늘었지만 비내구재(-1.8%), 준내구재(-2.6%)가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소매판매 감소폭은 2003년(-3.2%) 이후 최대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실질임금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자비용이 높아져 가처분 소득이 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령대로는 젊은층의 소비가 덜 살아났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7.2%), 자동차 등 운송장비(-0.4%) 등에서 줄어 5.5% 감소했다. 이는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 감소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토목 등 공사실적이 늘면서 7.7%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 경기의 향후 흐름을 보여주는 건설수주(경상)는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19.1% 감소하며 2017년(-1.7%) 이후 6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기재부는 “연초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은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민간소비는 완만한 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고 건설투자는 부진했던 선행지표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만 놓고 보면 전산업 생산(계절조정지수·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라 광공업 생산이 증가하고, 서비스업은 증가로 전환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에서 늘면서 전월보다 0.6%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은 8.5% 늘며 전달(13.2%)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재고는 4개월째 줄었고, 감소 폭(20.9%)은 2001년 12월 이후 22년 만에 가장 컸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5% 늘어났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3.2%)에서 투자가 줄어든 반면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8.9%)에서 투자가 증가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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