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13년 전 韓日전 박지성' 소환 왜? "승부차기 안 찬 지성이형 원망해... 꼭 1번이나 마지막 키커 원했다"

박재호 기자 2024. 1.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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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3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팅센터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지성. /사진=뉴시스
캡틴 손흥민(32)이 13년 전 한국 대표팀 주장 박지성(42)을 소환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후반 추가시간 막판 터진 조규성의 득점으로 기사회생한 한국은 연장을 거쳐 피 말리는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가장 부담이 큰 1번 키커는 주장 손흥민이 맡았다. 손흥민은 골문 구석을 빠르게 찌르는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승부차기 첫 번째 성공으로 부담을 떨친 한국은 이어 김영권, 조규성, 황희찬이 차례로 골을 넣었다. 여기에 '빛현우' 조현우가 승부차기 두 개를 연이어 막아내는 수훈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손흥민은 이날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승부차기 키커 1번으로 나선 것에 관해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손흥민은 대표팀 '대선배' 박지성을 언급했다. 박지성은 13년 전인 2011 아시안컵 일본과 4강전에서 승부차기를 차지 않은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조규성(왼쪽)과 손흥민. /사진=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왼쪽) 감독과 손흥민. /사진=뉴시스
그는 "아직도 우스갯소리로 (박)지성이형을 많이 원망한다. 저와 지성이 형이 워낙 친하고 관계가 좋아 이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며 "(승부차기를 실축하는) 후회를 조금도 하고 싶지 않았다. 첫 번째 키커와 마지막이 가장 중요하다. 이 중 하나를 선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팬들을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지금은 팀이 하나가 돼 한가지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과정이다. 서포트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야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한 발, 두 발 더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전이 좋은 예시다. 선수들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루하루 엄청 노력하고 있다. 또 많은 팬들을 웃게 해드리려고 한다. 한국이 결승까지 간다면 2주도 안 남았는데 그 시간 동안 한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표팀을 향한 평가는 클린스만 감독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대회가 끝나고 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사우디전도 어려운 순간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선수들이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승부차기 직전 조현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조)현우 형에게 특별한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 다만 조금이라도 힘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선수들은 차고 현우 형은 막는 입장이다. 차는 사람 입장에서 현우 형이 막아줬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내가 힘을 보태 한국이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손흥민. /사진=뉴시스
손흥민(왼쪽)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시스
'강심장'답게 조별리그 두 번의 페널티킥과 승부차기에서 모두 넣은 손흥민이다. 그는 "자신감이라기보다는 연습의 결과인 것 같다. 남아서 페널티킥을 따로 연습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동료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다른 것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선수들에게도 야유나 분위기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공과 내가 차고자 하는 방향에만 신경 쓰라고 이야기했다. 제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선수들도 강한 책임을 안고 승부차기를 찼다.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8강에 오른 한국은 이제 '강호' 호주와 맞붙는다. 손흥민은 "사우디전을 통해 팀이 더 단단하게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런 감정을 느꼈을 것 같다. 한국에서 응원하시는 분들, 현장을 찾아 응원해주는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며 "선수들도 더욱 단단해지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사우디전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에 젖어 있지 않아야 한다. 오늘 바로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흥민. /사진=뉴시스
기뻐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뉴시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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