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불황 터널’ 지나… 삼성전자, 2024년 AI반도체가 이끈다

이동수 2024. 1. 3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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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삼성전자가 올해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를 등에 업고 실적 반등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용 D램이 이끄는 메모리 수요 회복세에 따라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현존 최대 용량의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를 도입해 기술 리더십을 세우고, 올해 상반기 내 HBM3E 양산 준비를 마쳐 점차 늘어나는 AI 반도체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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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분기 D램 흑자전환 성공
영업익 2.8조… 반도체는 2.2조 적자
업황 회복에도 상반기 감산 지속
삼성 “1분기 메모리 흑자전환 기대”
HBM 등 AI반도체 수요 신속 대응
갤S24 이어 S23·폴더블에 AI 탑재
글로벌 AI스마트폰 시장 선점 속도
“반도체 설비투자 세계 1위 전망”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삼성전자가 올해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를 등에 업고 실적 반등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용 D램이 이끄는 메모리 수요 회복세에 따라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경험(MX) 부문은 첫 AI폰 ‘갤럭시 S24’를 시작으로 아직 초기 단계인 글로벌 AI폰 시장을 선점해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6조5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8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 뉴스1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4% 줄었다. DS 부문이 영업손실 2조1800억원을 기록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1년간 반도체 적자는 14조8800억원에 달한다.

다만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고 생성형 AI 관련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여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DS 부문은 3분기(-3조75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가량 영업손실이 줄었고, D램은 지난해 1분기 적자 이후 4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메모리 업황 회복세에도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감산 기조를 이어가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재고를 정상화한다는 목표 아래 생산량 조정(감산)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AI 탑재 제품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현존 최대 용량의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를 도입해 기술 리더십을 세우고, 올해 상반기 내 HBM3E 양산 준비를 마쳐 점차 늘어나는 AI 반도체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MX 사업부는 네트워크사업부와 합쳐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3조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늘었다. 갤럭시 S23 시리즈와 폴더블 폰인 갤럭시 Z플립5·폴드5의 선전으로 DS 부문의 적자 폭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식 출시된 갤럭시 S24 시리즈를 필두로 올해 AI폰 시장을 선점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기획그룹장(상무)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소비자에게 AI폰은 갤럭시라는 점을 각인시켜 초기 AI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자사 첫 AI(인공지능)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공식 출시한 31일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를 찾은 시민이 갤럭시 S24 시리즈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출시된 S23, 폴더블 폰과 함께 하반기 공개될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에도 AI를 탑재해 올해 ‘AI폰 1억대’ 목표와 함께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스마트폰 매출 증가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2025년까지 2년간 온디바이스 AI폰 시장을 주도하며 점유율 절반 이상인 55%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연구개발(R&D) 투자(28조3400억원)와 시설 투자(53조1000억원)로 미래 성장 준비에 주력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의 안드레아 라티 디렉터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24’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에 333억달러(약 44조원)를 투입해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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