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나우] 자존심 구긴 `유통공룡 맞수`… 오프라인 전쟁 불 붙었다

김수연 2024. 1. 3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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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재편 vs 라이프쉐어 승부
롯데 하노이·스타필드 수원 성과
쿠팡 등 공세 자존심 지킬지 주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지주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유통 맞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대결이 새해 벽두부터 뜨겁다.

연간 흑자를 바라보는 온라인 유통업계 신흥 강자 쿠팡의 기세에 밀렸던 두 그룹의 수장은 올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선언했다.

먼저 신 회장은 미래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사업 확장이라는 전략 방향을 대내외에 지속 선포했다. 지난 18일 열린 VCM에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고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달라"고 주문하며 시장선도 사업모델의 표본으로 지난해 9월 개점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콕 집었다.

롯데가 세운 하노이 초대형 상업복합단지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작년 7월 시범 운영에 들어가 지난달 21일을 기점으로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베트남 쇼핑몰 중 최단기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신 회장은 VCM에서 "성장 기회가 있는 국가라면 사업 진출과 시장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던 만큼 제2, 제3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만들기에 롯데의 유통 역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신사업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달 30일 게재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 회장은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의 전신) 상장 등 주식 상장과 편의점, 타사 주류 사업 매수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대했지만, 지금은 방침을 바꿔 매수뿐 아니라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종업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앞으로도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며, 매각과 동시에 4개의 신성장 영역을 정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바이오 테크놀로지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등 장래 성장할 것은 같은 사업으로 교체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신 회장은 장남인 신유열 전무에게 롯데지주 미래성장실 지휘봉을 맡겼다. 신 전무는 'CES 2024' 출장길에도 올라 신 회장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히기 위한 혁신 전략으로 강조한 인공지능(AI) 기술 동향 파악에도 나선 바 있다.

반면 지난해 지마켓 인수 등을 앞세워 '온라인 강화'에 역점을 뒀다가 쓴 잔을 마셨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스타필드 수원'을 첫 현장경영 무대로 정하면서 올해 집중할 사업의 포인트와 전략 방향을 분명히 보여줬다. 지난달 15일 정식 개장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을 미리 찾았다.

이는 2024년도 신세계그룹 임원인사에서 '정용진의 남자'로 불리던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경질되는 등 대대적인 인적쇄신 이후, 정 부회장이 보여준 첫 현장경영 행보였다. 그가 제시한 방향은 오프라인을 버리기보단 오히려 강점을 극대화 해 온라인 쇼핑이 더욱 친숙한 MZ세대에게 색다른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현장에서 정 부회장은 "젊은 고객들이 힙한 매장에 와서 쇼핑도 하고 운동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런 게 우리가 고객 삶에 스며드는 것"이라며 "스타필드는 고객의 일상을 점유하겠다는 신세계그룹만의 '라이프쉐어' 구상을 가장 잘 실현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에겐 스타필드 수원이 이를 증명할 '첫수'였고, 여기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 전략은 지금까지 통했다. 스타필드 수원에는 개장 날인 지넌 26일 9만533명이 몰렸다. 개장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누적 47만명이 다녀갔다. '별마당 도서관'에서는 카메라 셔터가 쉴 새 없이 터졌고 관련 사진이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이처럼 두 수장은 연초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누적 매출 1000억원 돌파, 스타필드 수원의 초반 흥행 등 오프라인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내며 새해 첫발을 뗐다. 관건은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느냐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와 쿠팡을 위시한 이커머스의 공세 속에서 전통의 유통 '투 톱'이 위세를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두 수장의 성과에 달렸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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