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님이 너무 좋다고"…호주행 티켓은 확보 1R 기대주 또 있다

김민경 기자 2024. 1. 3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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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단장님이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최준호(20)는 올해 1차 목표로 삼았던 호주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 올렸다. 최준호는 북일고를 졸업하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키 188㎝ 몸무게 90㎏으로 빼어난 신체 조건을 자랑하며 기대를 모았는데, 입단하자마자 오른 팔꿈치 피로골절 진단을 받는 바람에 지난해 1군 등판에는 실패했다. 4개월 정도 재활 기간을 보냈고, 2군 8경기에서 2승1패, 28⅔이닝,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최준호는 부상으로 데뷔 시즌을 날린 아쉬운 마음을 지난해 10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해 해소했다. 최준호는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2패를 기록했는데, 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투구 내용이 좋았다. 10월 28일 라쿠텐 이글스와 경기에서는 6이닝 63구 2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2-0 승)를 챙겼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당시 최준호의 성장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6이닝을 던지는데 70구가 안 됐다. 가장 좋았던 점은 던지기 급급한 게 아니라 마운드에서 경기 운영을 하더라. 구속은 140㎞ 중반대인데 볼끝은 150㎞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 일본 타자들이 놀라더라"고 칭찬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 역시 최준호의 교육리그 활약상과 관련해 좋은 보고를 받았다. 직접 지켜보고 싶은 마음에 이번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최준호를 적어 넣었다. 기존 1군 투수 가운데 김강률, 최승용, 김명신 등이 부상 관리 및 방지 차원에서 일본 미야코지마 2군 스프링캠프에 가기로 하면서 마침 자리도 생겼다.

이 감독은 "최준호와 같은 직접 보지 못했던 선수들을 보면서 어느 정도 능력이 있는지,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지 조금 지켜보고 싶다. 베테랑들이야 워낙 실적이 있는 선수들은 안 봐도 잘 아니까. (최준호를 비롯해) 이병헌, 백승우, 최지강과 같은 젊은 선수들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 두산 베어스 최준호 ⓒ 이천, 김민경 기자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두산 신인은 단연 우완 투수 김택연(19)이었다. 인천고 에이스 출신인 김택연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 3억5000만원으로 올해 신인 최고 대우를 받은 것만 봐도 구단의 기대치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스포트라이트는 김택연에게 쏠렸지만, 구단은 최준호가 호주에서 자신의 기량을 얼마나 보여줄지 궁금해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올해 많이 좋아졌다. 지난해 들어오자마자 부상 때문에 4개월 정도 쉬면서 늦게 준비를 시작했다. 공을 못 던지고 웨이트트레이닝이랑 러닝만 해서 그런지 몸이 더 좋아졌더라. 그리고 교육리그에 가서 아주 잘했다. 손이 내 손보다 마디 하나가 더 있을 정도로 엄청 크다. 원래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였는데, 그 손으로 포크볼을 던지기 시작하니까 경기에서 삼진을 많이 잡고 엄청 좋았다고 들었다. 단장님도 너무 좋다고 하셨을 정도니까"라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은 다듬을 게 더 많은 유망주다. 이 관계자는 "직구 구속이 아직 147~148㎞ 정도 나온다. 아직 150㎞를 못 찍었다. 고등학교 때 최고 구속이 146㎞ 정도 나와서 150㎞도 금방 던지겠지 했는데, 아직은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경기 운영이나 제구 같은 건 좋다. 구속이 더 좋아지면 괜찮을 것이다. 이 선수가 버텨낼지 걱정은 되는데, 그래도 현재 몸은 문제없으니까 기대해 볼 만하다"고 이야기했다.

최준호는 비시즌 동안 커브까지 장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최준호는 지난해 마무리캠프를 진행할 당시 "지금은 빠른 변화구만 던지고 있는데, 김상진 코치님께서 느린 변화구인 커브도 쓰면 좋겠다고 하면서 비시즌에 커브 연습하려 한다. 주자 나갔을 때 퀵모션도 연습하면 좋아질 것 같다"고 스스로 보완할 점을 짚었다.

두산은 투수진이 워낙 탄탄한 팀이라 최준호가 1군 엔트리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5선발 경쟁에는 최원준, 이영하, 김동주, 김유성 등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최준호는 일단 5선발 경쟁 가능성을 점검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불펜에서 추격조, 롱릴리프 등으로 기회를 먼저 얻을 것으로 보인다.

1군 스프링캠프 동행의 꿈을 이룬 최준호는 이제 시범경기 등판이라는 2번째 목표를 향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시범경기까지 좋은 기량을 유지한다면, 개막 엔트리 진입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최준호는 구단의 바람처럼 빠르게 쑥쑥 성장할 수 있을까.

▲ 북일고 최준호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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