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득점' 비난 받던 조규성에게 찾아온 '약속의 경기장'...월드컵 멀티골→16강 극적 동점골 폭발

조규성, 극장 동점골로 8강 견인
약 1년 전 가나 상대 멀티골과 같은 경기장
3골 모두 머리로 득점

[포포투=오종헌]

조규성은 좋은 추억을 갖고 있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다시 한 번 짜릿한 골맛을 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정규 시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접전 끝에 4-2로 승리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3경기 1승 2무를 기록하며 패하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아래라고 평가 받던 팀들을 상대로 모두 실점했고, 경기 도중 분위기를 넘겨주기도 했다. 결국 한국은 바레인에 조 1위를 내주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실점도 실점이지만, 공격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손흥민, 이강인 등이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정작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은 침묵했다. 특히 조별리그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던 조규성은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도 넘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우선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를 상대로 파격적인 전술을 가져왔다. 바로 3백이었다. 그리고 최전방에 손흥민을 배치했다. 이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사우디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냈고, 전방 압박을 통해 사우디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에 공격적인 변화가 필요했고, 황희찬, 조규성 등이 투입됐다. 조규성은 후반 19분 이재성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 차례 골대를 때리는 등 조금씩 영점조절에 성공한 조규성은 후반 추가시간 9분 머리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조규성의 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간 한국. 연장전도 득점없이 비기며 승부차기까지 진행됐다. 조규성 역시 키커로 나섰다. 3번 키커로 나선 조규성은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고, 조현우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힘입어 한국이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사우디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조규성에게 약속의 경기장이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중 이 경기장에서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바로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의 경기다. 당시 조규성은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 멀티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약 1년이 지나고 다시 이 경기장을 찾은 조규성은 극적인 동점골로 한국의 8강행을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가나전 멀티골과 이번 득점 모두 헤더로 기록했다.

조규성은 경기 종료 후 "경기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어디서 많이 본 경기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황)희찬이 형한테 물어봤는데 가나전을 여기서 치렀다고 하더라. 원래는 그 경기장인지 몰랐다. 희찬이 형의 말을 듣고 혼자 웃었다. '와,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