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실수로 한반도 전쟁 일으킬 수도… 한·미·일 공조 유지해야"

수미 테리 미국 윌슨센터 아시아 국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실수로 한반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은 지난 23일 열린 북한 노동당 제8기 중앙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김 총비서의 모습. /사진=로이터(조선중앙통신 제공)

북한의 저강도 무력 도발이 한반도 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수미 테리 미국 윌슨센터 아시아 국장은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강화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 같은 도발의 목적이 김 총비서가 정권을 지키고 한국을 압박하기 위함인지 실제 공격 계획을 이행하기 위함인지 여부"라며 "김 총비서는 전쟁을 원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총비서는 한국과 전쟁이 매국 개입을 야기하고 정권 총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며 "북한이 고의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보다 미사일, 드론 발사, 해역 침범 등 낮은 단계의 도발이 보복전으로 이어져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위험하다"고 전했다.

테리 국장은 지난 5일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을 언급하며 "당시 도발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면 보수 강경파인 윤석열 대통령이 확대 보복 포격이나 공습을 명령했을 수도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 선제 사용 문턱을 낮춘 상황에서 제한적 대결이 통제 불능으로 치달을 수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김 총비서가 한국만 끌어들일 목적으로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국지전을 유도할 수 있다"며 "올해 한국 총선과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긴장감을 조성하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전쟁을 벌이려는 징후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김 총비서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착오나 실수로 인해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잡한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는 걸 막을 수 있는 가드레일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테리 국장은 "전쟁을 예방하려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미국과 한국은 군사력과 그 목적에 관해 오해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일궈낸 한미일 공조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기다리는 만큼 현 행정부와 대화를 시작할 동기는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최재혁 기자 choijaehyeok@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