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보루’로 사는 놈이 범인이다…노련한 형사의 육감

피의자 카드 빼앗는 김민규 경위. 대전경찰청 제공

길에서 주운 타인의 신용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하려던 피의자가 노련한 형사의 육감에 딱 걸렸다. 우연히 편의점에서 담배를 보루째 사는 피의자를 목격한 형사가 "이거 당신 카드 아니죠?"라고 물었고, 달아나려는 피의자와 몸싸움을 벌인 끝에 검거에 성공했다. 형사는 "주운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편의점에서 담배를 보루째 구입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중부경찰서는 점유이탈물 횡령·사기 등 혐의로 4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송치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2일 오후 5시 29분쯤 중구 대흥동 한 편의점에서 다른 사람의 카드로 담배를 구입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편의점에 들렀던 김민규 중부경찰서 형사과 경위는 A 씨가 불안해하며 담배를 보루째 구매하는 것을 수상히 여겼다. A 씨에게 김 경위는 "이거 당신 카드 아니죠?"라고 물으며 신분증을 요구했다. 도망가려는 A 씨를 제지한 김 경위는 8분간의 몸싸움 끝에 A 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40분 전 대전역 대합실에 떨어져 있던 신용카드를 주워 편의점에서 두차례에 걸쳐 13만5000원 상당의 담배 3보루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경위는 "주운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편의점에서 담배를 보루째 구입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경험치가 형사 생활을 하면서 쌓였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피의자를 본 순간 이상하다는 느낌이 와서 불심검문을 했고 검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