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공간 없어서…빗물저장시설 공사 ‘황당 중단’
[KBS 광주] [앵커]
큰비가 올 때마다 도로나 주택이 물에 잠기는 곳에 사는 주민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피해로 큰 불편을 겪고 있죠.
광주 광산구가 이런 상습 침수 지역에 빗물저장소를 만들기로 했는데, 공사가 반년 넘게 중단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애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광주 광산구 우산동의 주택가.
빗물이 들어차 사람 발목까지 차올랐습니다.
[김성희/광주시 우산동 : "발목 이상 무릎 조금 아래까지 차오르고 그래요. 그러다 보니까 쓰레기들이 둥둥 떠가지고 차 하부도 침수되고..."]
침수 피해가 반복되자 광주 광산구는 2021년, 빗물 만 톤을 저장할 수 있는 '우수저류시설' 공사에 착수했습니다.
당초 지난해 말 완공이 목표였지만 공사가 반년 넘게 중단되고 있습니다.
저장 시설을 덮는 20톤 무게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들어 올릴 크레인 작업공간이 없었던 겁니다.
잘못된 설계가 문제였습니다.
보시다시피 차 한 대가 지나가기에도 비좁은 도로인데요.
도로 폭이 좁아 대형 크레인이 들어올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겁니다.
결국 콘크리트 구조물 30미터를 먼저 설치한 뒤, 그 위에 크레인을 올려 전체 200미터 구간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마저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먼저 설치한 구조물 윗부분이 7cm가량 처진 게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광산구는 설계 오류도, 구조물 결함도 미리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광산구 관계자 : "그 부분에 대한 설계도 어차피 감독은 저희 발주처에 있으니까 저희 감독자의 문제도 지적을 받았습니다."]
공사 장기화에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한상현/광주시 우산동 : "말도 못하죠. 불결하고. 여름에는 뭐 말도 못해요. 나라(국가) 공사가 부도가 났겠어요. 어쨌겠어요. 뭐 문제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주민들을 설득하든지 차를 통제하든지."]
광주 광산구는 문제가 생긴 콘크리트 구조물을 모두 철거하고, 설계 변경을 거쳐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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