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검사할 때 머리카락 뽑는 이유…검출 기간은?

조수완 2024. 1. 3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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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2만 230명으로, 2022년 전체 사범인 1만 8,395명을 초과했다. 마약류와 관련한 통계를 작성한 이래 마약류 사범이 2만 명을 초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단속되지 않은 마약 남용자 수를 포함하면 실제로 마약 중독자가 이미 10만 명을 넘었다는 보고가 있다.

더이상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ㅣ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마약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따르면, ①약물 사용에 대한 욕구가 강제적일 정도로 강하고(의존성), ②사용 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내성), ③사용을 중지하면 온몸에 견디기 힘든 증상이 나타나며(금단증상), ④개인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로 정의되어 있다.

마약은 중추신경 흥분 또는 억제 작용으로 인하여 복용 시 초기에 강한 쾌락, 안락감 등이 나타나며 강력한 진통 작용이 있는 특징이 있다. 의료용 마약은 진통 효과를 이용하며 말기 암 환자의 통증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불법 마약은 말 그대로 의학적 용도는 없고 환각작용을 위하여 사람들이 남용하는 마약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NFS)에 따르면, 마약은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있다.

첫째, 마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하여 계속적으로 투여량을 늘려야 한다.
둘째, 연용에 의하여 신체적 및 정신적 의존성이 발현된다.
셋째, 마약을 끊으면 금단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한번 시작하게 되면 끊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또한, 마약은 사람을 폭력적으로 만들어 사회에 유해한 행동을 하게 되므로 초기의 환각은 잠깐이고, 부작용이 심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약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국가에서는 불법 마약에 대하여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 마약 복용이 의심되는 경우 검사는 대개 ‘소변→모발(또는 체모)→손톱’ 순으로 이뤄진다.

마약 검사, 소변→모발→손톱...검출 기간은?
보통 마약을 복용하면 정상적인 대사 과정을 거쳐서 체외로 배출된다. 주사를 이용해 투약하면 혈액으로 흡수되고, 알약을 먹거나 코로 흡입하면 장, 폐 등의 점막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된다. 피를 타고 약리 작용을 일으킨 뒤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마약 투약 후 혈액에서는 12~24시간 정도, 소변에서는 3~10일까지 성분 검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비교적 최근에 투약한 것으로 의심될 때 주로 소변 검사를 시행한다.

소변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투약 의심자’로 분류되지만, 음성이라면 국과수는 적어도 수일 내에는 마약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추정하고 모발 검사로 넘어간다.

머리카락은 모낭 안에서 형성된 케라틴이 각질화되면서 표피를 뚫고 나오면서 자란다. 마약 투약 시 이 과정에서 마약 성분이 털과 함께 굳어진다. 모발 검사는 이렇게 케라틴에 점착된 마약 성분을 검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모발 검사가 유용한 이유는 이발하지 않는 한 1년 전에 복용한 마약도 검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이 한 달에 대략 1cm 정도 자란다는 점을 감안해 길이에 따라 투약 시점도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염색과 탈색을 자주 하면 모발의 케라틴 구조가 깨져 마약 성분이 빠져나간다. 이때는 체모를 사용해 검사를 진행한다.

체모 검사마저 불가능할 땐 손톱을 검사하는데, 손톱은 모발에 비해 두꺼워 마약 성분을 검출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손톱의 경우 꽤 이전의 마약 투약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지만,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손톱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머리카락처럼 전체를 채취할 수 없고, 손끝에 있는 일부만을 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수사에서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

국과수가 현재 관리하는 마약류는 약 2천 종이다. 이에 포함되지 않는 신종 마약은 기존 검사 기법으로 검출이 안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따라 국과수는 신종 검사기법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국과수는 작년 발표한 ‘2023 마약류 감정서’에서 “3년간 10억 원을 투입해 신종마약 탐색 플랫폼을 개발하고 국내 마약류 모니터링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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