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가 매춘부 됐다"…미술관 관장 발언에 시민들 '공분'

장지민 2024. 1. 3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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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 관장이 '오버투어리즘'(관광객 과잉)에 시달리는 피렌체를 성매매 여성에 비유해 현지 시민들에게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도 가세하며 홀베르그 관장의 발언이 피렌체와 이탈리아 전체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며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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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이탈리아 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 관장이 '오버투어리즘'(관광객 과잉)에 시달리는 피렌체를 성매매 여성에 비유해 현지 시민들에게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N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실리 홀베르그 관장은 전날 미술관 행사장에서 기자들에게 "한 도시가 매춘부가 되면 다시 처녀로 바뀌기는 힘들다"라는 표현을 했다.

이어 관광객 과잉으로 피렌체에 특색 있는 상점들이 사라지고 기념품 가게만 남아있다며 "피렌체는 매우 아름다운 도시이며 더는 관광으로 훼손되지 않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홀베르그 관장은 "이미 너무 늦었다"라며 "더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홀베르그 관장의 발언이 보도되자 이탈리아 당국은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피렌체는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라며 "관광업은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말했다.

알레시아 베티니 피렌체 부시장은 "피렌체가 매춘부라면 시민들은 매춘부의 자식이고 관광객들은 그 고객이란 말이냐"라며 "이는 피렌체의 역사를 부정하고 시민들을 불쾌하게 하는 일이다"라고 꼬집었따.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도 가세하며 홀베르그 관장의 발언이 피렌체와 이탈리아 전체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며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홀베르그 관장은 성명을 내고 발언을 철회했다. 이어 피렌체와 시민들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고 관광객 과잉으로 특색을 잃어가는 도시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그의 사과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독일인인 그를 이탈리아인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피렌체는 베네치아와 로마 등과 함께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특히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거장 미켈란젤로의 걸작 다비드상의 원본을 소장해 필수 관광코스로 손꼽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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