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캐스팅 힘들어"…'도그데이즈' 김윤진, 연기→제작 발 넓혔다 (종합)[인터뷰]
[OSEN=김보라 기자] “배우들을 캐스팅 하는 게 이렇게 어렵고 힘든 일인지 알게 됐다.”
김윤진(50)의 이름 앞에 배우라는 직업말고도 제작자가 하나 더 붙게 됐다.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하는 새 한국영화 ‘도그데이즈’를 공동 제작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인간과 반려동물의 삶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는 코믹 감동 드라마다.
김윤진은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제작에 참여한 것과 관련, “배우 캐스팅이 중요한 영화이긴 했지만 이 정도로 화려해질 줄 몰랐다. 다른 작품에서 주연을 맡을 배우들이 참여해줘서 너무 고맙다. 출연료도 다같이 절감했다”고 이 같이 밝혔다.
김윤진이 출연 및 제작한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제공배급 CJ ENM, 제작 CJ ENM, 공동제작 CJ ENM STUDIOS·JK FILM·자이온 이엔티(주))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리며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김윤진이 속한 자이온 이엔티와 CJ ENM 스튜디오스가 공동 제작했다.
‘도그데이즈’에서 김윤진은 아내 정아 역을 맡아 남편 선용 역의 배우 정성화와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 부부는 아이를 낳지 못해 보육원에서 지유(윤채나 분)를 딸로 입양한다.
김윤진은 몇 해 전 해외여행 중 기내에서 미국영화 ‘해피 디 데이’(감독 켄 마리노·2018)를 보고 마음을 빼앗겨 리메이크를 결심했다.
“여행을 가다가 비행기에서 원작을 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처음엔 코믹인 줄 알았는데 마음에 여운이 많이 남았다. 여행하는 내내 그 영화가 떠오르더라. ‘따뜻한 휴먼 스토리를 한국식으로 리메이크 하면 어떨까?’ 싶었다. LA에 제 미국 소속사가 있는데, (원작의) 제작사와 연결을 시켜달라고 연락했다. 이후 미국 제작사와 만나 판권에 대해 문의했다. 미국은 적은 금액으로 일단 판권 체결을 한다. 이후에도 더 소유하고 싶으면 기간을 연장하면 된다. 그래서 미국 제작자들이 아이템들의 일부 판권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다. 제가 (‘해피 디 데이’) 판권을 살 권리를 가장 먼저 획득했다. 제작사 자이온 이엔티 대표인 제 남편이 윤제균 감독님과 CJ ENM 팀을 만난 첫 날 그 자리에서 제작을 결정해 주셨다.”
라인업을 꾸리기 어려웠다는 김윤진은 “베테랑 배우들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배우 전체가 출연료를 절감해줬다. 제작에 양날개를 달아주신 JK필름과 CJ ENM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래서 양측에 손해를 입히면 큰일난다”고 말하며 웃었다.
출연과 제작을 겸한 그녀는 “배우로서 그동안 연기만 해왔다면 공동 제작을 해보니 보이는 반경이 넓어졌다. 영화 현장은 지루할 정도로 여유로운데 이 작품을 할 때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하루에 찍는) 분량이 어마어마한 TV작품 만큼은 아니지만 챙길 게 많았다. 영화는 아무리 많아도 하루에 여섯신 정도 찍는데, 그래도 배우들은 (메이크업과 헤어 준비 등) 수정할 게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제작에 참여해 부담이 크다”는 김윤진은 “제가 4~5년에 걸쳐서 제작해 온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영화로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영화 시나리오 한 편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필요한지 비로소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 전체를 위해 어떤 장면을 추가하고 뺄지 결정하는 것도 어렵더라. 그래서 감독판이 있는 거 같다”며 “모든 감독님들이 영화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 물론 ‘도그데이즈’는 제가 연출한 게 아니어서 직접적으로 경험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출연자로서 새 작품을 들고 나올 때와는 굉장히 다른 느낌이 든다. 저는 앞으로도 제작은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연출은 할 수 없을 거 같다”고 털어놨다.
‘도그데이즈’에는 민서(윤여정 분), 민상(유해진 분), 진영(김서형 분), 다니엘(다니엘 헤니 분), 현(이현우 분), 진우(탕준상 분), 수정(김고은 분), 정아・선용・지유 등 10명의 사람들과 반려견 완다, 차장님, 스팅 등 3마리가 등장한다.
이들의 여정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삶이 전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변화해간다. 식상하게 보여도 영화 중간중간, 결말에 감동을 선사한다.
이에 김윤진은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반려견을 통해 성숙하고 발전해가는 이야기다. 은근히 스며들게 하는 잔잔함이 있다”며 “우리가 ‘카르페 디엠’이라고 외치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고 말하지만, 제대로 수행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걸 가장 잘 실천하는 게 반려견인 거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어릴 때부터 반려견과 함께 해왔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면 너무 슬퍼서 ‘앞으로 안 키우겠다’고 하지만 다시 키우곤 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윤진은 abc 드라마 ‘로스트’(2004)와 ‘미스트리스’(2013)에 출연하며 국내 배우 최초로 미국 드라마에 출연했다. “제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미국에) 진출해서 그런지 최초 월드스타라는 말이 붙었다. 사람들로부터 ‘월드스타’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제는 명함을 내놓기 쑥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활동했을 때만 해도 쉽지 않았던 일이다. 그때는 ‘중국에서 왔느냐’ ‘북한에서 왔느냐’고 물어봤었다. 이제는 진출한 배우들이 많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저도 수없이 도전하고 있다”고 국내 활동과 더불어 할리우드에서도 계속 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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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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