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25㎏ 냉장고 업고 뛴 남성…도둑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다니엘 페어브라더(34)가 2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하트퍼드셔주 스티버니지에서 냉장고를 짊어진 채 도로 위를 달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 BBC 보도화면 캡처]

한밤중에 냉장고를 짊어지고 마을 도로 위를 달리던 영국 남성이 냉장고 도둑으로 몰려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이 남성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마라톤 훈련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9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BBC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영국 런던 하트퍼드셔주 스티버니지에서 약 27.5㎏짜리 냉장고를 둘러업고 헤드라이트를 켠 채 도로 위를 이틀째 달리던 다니엘 페어브라더(34)가 경찰차에 가로막혔다.

경찰은 다니엘에게 “당신 등에 냉장고가 있는 게 맞냐”고 물었다. 이에 다니엘은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훈련 중”이라고 답변했다. 다니엘은 “얼굴이 빨개지고 당황스러웠다”며 “경찰들이 냉장고를 훔쳤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됐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다니엘은 오는 4월 21일 열리는 런던마라톤에 냉장고를 메고 참가할 계획이다. 1형 당뇨병을 앓는 15년 지기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1형 당뇨병은 선천적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질병으로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해 환자와 보호자가 신체적으로 괴로울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까지 이중고에 시달린다.

다니엘은 영화 ‘쿨 러닝’에서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이 사용했던 썰매 이름을 따서 냉장고 이름을 ‘탈룰라’로 지었다. 다니엘은 영국당뇨병협회와 함께 기부금 1만 파운드(약 1690만원)를 모금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