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제’ 회피한 이 대표, 국민 신뢰 잃으면 다 잃는다

한겨레 2024. 1. 31. 18: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 2년간 대한민국의 위기는 심화되고, 사회는 양극단으로 분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민생·전쟁·저출생·민주주의라는 4대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고, "더 심각한 것은 위기를 수습해야 할 정부가 위기를 만들어왔다는 것" "윤석열 정부는 주권자의 뜻을 무시한 채 정적 죽이기에만 올인했다"고 날을 세웠다.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부각시켜 민주당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 2년간 대한민국의 위기는 심화되고, 사회는 양극단으로 분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선 의견 수렴 중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제1야당 대표로서의 책임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의 상당 시간을 윤석열 정부 비판으로 채웠다. 대한민국이 민생·전쟁·저출생·민주주의라는 4대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고, “더 심각한 것은 위기를 수습해야 할 정부가 위기를 만들어왔다는 것” “윤석열 정부는 주권자의 뜻을 무시한 채 정적 죽이기에만 올인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래서 그는 이번 총선을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세울 마지막 기회’ 등으로 규정하며 “국민이 기대고 응원했던 민주당으로 일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부각시켜 민주당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또 △기후위기 대처와 인공지능(AI) 투자 △남북 핫라인 복원 △출생기본소득 △범국민 저출산 대화기구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런 비판과 비전에 공감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선거제 개편에 대해선 “신중하게 의견 수렴 중” “이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고 대화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선거 70일을 앞두고도 선거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또 미룬 것이다. 선거제 개편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건 국민의힘 탓도 있지만, 이 대표가 눈앞의 유불리에 급급해 대선후보 시절부터 정치개혁 의제로 공언했던 준연동형 유지 및 위성정당 금지 등을 확정하지 못한 탓이 크다. 최근에는 거대 양당에 유리한 권역별, 병립형 등을 띄우며 눈치보기를 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원칙과 명분 없이 기득권에 집착하는 태도는 무척 실망스럽다.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선 민주당이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연동형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설립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몇 석 더 얻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윤석열 정부 2년에 대한 합당한 평가, 그리고 극단적 대립 완화를 위해서도 진보·개혁세력의 요구를 계속 외면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