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청산 대상은 검사 독재" 한동훈 "법카 질문 도망, 안부끄럽나"

이재명 기자간담회 "자기 눈의 들보를 먼저 봐야" 비판
한동훈 "아무 말 막 해…이런 후보자 공천할 건가” 반격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를 직격했다. 이 대표가 한 위원장의 정치를 '검사 독재'라고 비판하자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낱낱이 캐물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수원 한국나노기술원에서 '반도체 산업 현장간담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첫째. 법카를 본인이 쓴 것이 맞나. 둘째. 만약 민주당이 어떤 예비 후보자가 기업이든 국가든 법카로 자기 샴푸를 사고 초밥을 사 먹고 와이프에게 줘서 쓴 게 드러났다면 공천할 건가. 셋째. 이런 질문을 안 받고 도망 다니는 게 부끄럽지 않느냐"고 했다.

한 위원장 발언은 앞서 이날 오전 이 대표가 국회에서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운동권 청산이니 자객공천 이런 이야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독재'다. 자기 눈에 남의 눈에 티보다는 자기 눈의 들보를 먼저 보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언제나 하고 있다"고 답한 발언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한 위원장은 답변을 시작하기 전 "아무 말이나 막 하시는 것 같다"고도 했다.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설전은 서로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검사 출신 정치 세력화'와 '사법리스크'를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 공세 수위를 높이자, 양보 없는 맞대응에 나선 셈이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내놓은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서도 이날 "그 재원은 어디서 나오나. 결국은 국민 혈세다. 재원 조달 방식을 말씀하지 않는데 좀 실망스럽다"며 "과거 본인이 했던 것처럼 법카를 돌리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과 달리 이 대표는 이날 발언 대부분을 총선 정책과 당 운영 기조에 썼다. 이 대표는 피습 15일 만인 지난 17일 당무에 복귀한 이후에도 한 위원장 언급을 아끼며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 '심판론'을 강조해 왔다.

검사 출신 한 위원장과 '쌍방울 대북 송금' 등 여러 의혹의 피의자인 이 대표가 여야 대표로서 국회의 두 축을 담당하면서 공교롭게 협치의 상대가 됐다.

지난달 29일 이 대표는 국회 공식 회동을 통해 "민생을 챙기는 일,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은 모두에게 주어진 책임 아니겠느냐"며 "정치를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미래에 대해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