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9-⑤ 미틀라 궁전의 정교한 석조 기술 '눈길'
교회를 둘러보고 미틀라 유적지로 발길을 옮긴다. 사원 앞에 다다르자, 세월의 흐름만큼 빛바랜 흔적을 가진 채 잠연(潛然)한 모습을 간직한 유적을 바라본다. 수없이 많은 미스터리로 가득한 이야기를 상상하며 계단 아래서 올려다본 사원의 정교한 격자 문양 석벽과 치장한 조각술은 매우 인상적이다. 계단 좌우 벽체의 붉은 프레스코화는 언제 누가 그린 것인지 알지 못하나 강렬한 색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열 계단을 올라 사원으로 들어서며 고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거대한 돌기둥이 가지런히 줄지어 서 있는 궁전으로 들어선다. 지붕은 사라지고 석주와 벽체만 있는데, 벽면 곳곳에 프레스코화 흔적이 조금씩 남아 있다. 두 개의 궁전 입구는 남쪽을 향하고, 북쪽 벽면에는 사후 세계로 통하는 작은 개구부가 있다.
본관인 궁전은 가로 36.6m, 세로 6.4m 크기 직사각형으로 이곳에는 한 때 지붕을 받치던 화산석 기둥 6개가 남아 있어 ‘기둥 궁전(Columns Palace)’ 또는 ‘기둥 대웅전(Grand Hall of Columns)’이라고 한다. 4톤에 달하는 돌기둥을 어떻게 이곳까지 옮겼을까 생각하니, 불가사의한 흔적에서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뿐만 아니라 기계도 없던 시절 오직 망치 하나로 정교한 문양을 새긴 석조 기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복도를 따라 안 뜰로 들어서자, 작은 돌을 잘게 다듬어 타일처럼 끼워 붙여 모자이크 처리한 벽과 기둥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궁전 단지에는 정교한 기하학적 디자인을 그레카스(Grecas) 기법에 따라 반복적 패턴(iterator pattern)으로 새긴 절도 있는 문양을 많이 만난다. 이 문양은 하늘· 땅· 뱀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 다른 유적에서는 찾을 수 없고, 오직 미틀라에만 있어 메소아메리카 지역에서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정받는다. 박태수 수필가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라진 응원 문화에 조용한 시험장 앞 [2025 수능]
- 2025학년도 대학으로 가는 수능시험 시작 [포토뉴스]
- 용인 주택가에서 전기차 등 2대 화재…주민 4명 대피
- 14일 귀국 이준석 “ 3천만원 출연료 말 안되는 것”
- [속보] 경기교육청 "나이스 접속 장애 1시간여 만에 복구…정상 운영"
- [속보] 경기교육청 "나이스 접속 장애, 우회 접속…수능 지장 없어"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포토뉴스]
- 인천 남동구서 등굣길에 박치기하던 ‘박치기 아저씨’ 검거
- 부천시, 찬밥신세 ‘택시쉼터’… ‘복지센터’로 업그레이드 [경기일보 보도, 그 후]
- 인천 백령‧대청 가을꽃게 ‘풍어’…남북 긴장 속 어민들 모처럼 '함박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