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전산망 먹통’ 막는다…해결책은?

안준현 기자 2024. 1. 3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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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1만7000개 정보 시스템 등급 손질·사이버장애지원단 신설안 발표
국방·외교 핵심 정보는 24시간 관제…방화벽에 이중화 작업도 진행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디지털행정서비스 장애재발 방지와 재도약 기반 마련을 위한 디지털행정서비스 국민신뢰 제고 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1.31./뉴시스

정부가 행정·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1만7000여 개의 정보 시스템 등급을 손본다. 작년 11월 행정망 먹통 사태 당시 원인으로 꼽히는 ‘행정전자서명(GPKI)’처럼 중요도가 높은 시스템은 1·2등급으로 관리하고, 사용량이 적은 정보 시스템은 3·4등급으로 통폐합한다는 것이다.

작년 11월 먹통 사태 이후 종합대책 수립을 위해 출범한 범정부 TF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은 ‘디지털행정서비스 안정성 재도약 및 국민신뢰 제고’를 비전으로 3대 추진 전략과 12개 과제로 구성됐다.

◇국방, 외교 등 핵심 정보는 24시간 상시 관제

우선 정부는 1~5등급으로 나누어 있는 정보시스템 중 1·2등급 정보인 국방이나 외교 정보 보유기관은 모니터링 인력을 확보하고, 시설에 관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24시간 상시관제를 시행한다.

‘장애 격벽’도 구축한다. 작년 행정망 먹통 사태 당시 라우터 인증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자 정부24 등 전반적인 행안부 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라우터 인증시스템과 정부24를 따로 분리시켜 일종의 ‘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특정 인증수단이 서비스 장애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든 행정기관의 중요한 시스템은 ‘복수 인증수단 적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발생하는 장애의 사전 예방을 위해 정보시스템 등급과는 별도로 ‘장애등급을 산정, 대국민 알림 기준 및 장애 복구 시 우선순위 결정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이버장애지원단 신설, 재난 및 사고 유형에 정보시스템 장애 명시

정부의 정보시스템을 관리하는 기관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산하에 ‘사이버장애지원단’을 신설한다. 먹통 사태 등이 또 다시 재발할 경우, 사이버장애지원단이 이를 관리하는 태스크포스 역할을 한다. 재난 법령상 재난 및 사고 유형에 정보시스템 장애도 명시하기로 했다.

장애 현황에 대해 신속히 접수, 파악해 유관 기관에게 장애 발생을 알리고, 범정부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하는 디지털안전상황실도 작년 12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신설됐다. 정부는 “사이버장애지원단과 디지털안전상황실은 문제 발생 시 장애 유형별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로 서울의 한 구청에 시스템 오류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1만7000개 정보시스템 전면 개편, 절감한 예산은 남은 정보시스템 보강에 투입

현재 행정기관에서 운영하는 1만7000개의 정보시스템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국민 이용이 적은 3등급 이하의 정보시스템은 단계적으로 통폐합한다. 작년 먹통 사태 당시 문제가 발생했던 ‘행정전자서명’은 1·2등급 정보시스템으로 격상한다. 정부는 “정보시스템 개편으로 절감한 예산은 나머지 정보시스템의 보강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또, 행정망 먹통 사태 당시 행정망을 종합 관리하고 있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는 조직진단을 실시하는 한편, IT 전문인력 채용을 위해 연봉상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오래된 전산장비는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1·2등급 정보시스템에는 네트워크나 방화벽 등 모든 장비에 이중화 작업을 진행한다.

만약 장애가 발생해도 시스템이 그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재해복구시스템’도 구축한다. 행정전자서명,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장애 상황에서도 접속할 수 있도록 재해복구시스템을 여러 지역에서 동시 가동하는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이번 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2월 중 과제별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범정부 협의체를 통해 정기·수시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재발 방지에 그치지 않고, 정부 행정서비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시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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