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시총, 23년 만에 현대차 넘었다…‘주주 배당 늘린 효과’

홍대선 기자 2024. 1. 3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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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시가총액이 현대자동차를 넘어섰다.

기아가 '형님' 격인 현대차의 시총을 앞지른 건 지난 2001년 이후 23년 만이다.

현재 시총 순위에서도 기아는 1월 초까지만 해도 7위였지만 한 달 사이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차를 제치고 두 계단 위로 올라섰다.

현대차도 2023년 말 배당금을 8400원으로 올리기로 했지만, 결산 배당만 놓고 보면 배당률(종가 기준)은 기아가 5.4%로 현대차 4.3%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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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본사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기아의 시가총액이 현대자동차를 넘어섰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배당을 대폭 늘리는 등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효과로 보인다.

31일 기아의 주가는 전날보다 5% 오른 10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1년 2월 기록했던 최고가(10만2000원)를 3년 만에 넘어섰다. 이에 따라 기아의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41조3703억원으로, 현대차(우선주 제외·41조1640억원)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 5위에 올랐다.

현대차의 주가도 전날보다 2.42% 오른 19만4600원을 기록했지만, 기아의 역전을 막을 순 없었다. 기아가 ‘형님’ 격인 현대차의 시총을 앞지른 건 지난 2001년 이후 23년 만이다. 현재 시총 순위에서도 기아는 1월 초까지만 해도 7위였지만 한 달 사이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차를 제치고 두 계단 위로 올라섰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더 큰 현대차가 기아에 추월을 허용한 것은 주주환원 정책 때문으로 보인다. 기아는 지난 25일 사상 최대의 실적(매출액 99조원, 영업이익 11조원)을 발표하면서 2023년 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60% 올린 56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오는 3월 중순까지 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할 방침도 내놨다.

현대차도 2023년 말 배당금을 8400원으로 올리기로 했지만, 결산 배당만 놓고 보면 배당률(종가 기준)은 기아가 5.4%로 현대차 4.3%보다 높다. 자사주도 현대차는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를 매년 1%씩 3년간 소각하겠다고 했다. 투자자로서는 기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윤혁진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기아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주주 친화정책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기아는 다음달 금융당국이 내놓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도 예상된다. 기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5(31일 종가 기준)로 낮은 편이다. 기아의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을 포함해 최근 5거래일간 17.06% 올랐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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