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서 박지성 떠올린 손흥민..."2011년 대회처럼 후회하고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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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로 저는 아직 (박)지성이 형을 많이 원망하고 있어요. 2011년 아시안컵 때처럼 후회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2023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순간 전 대표팀 주장인 박지성(43)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 순간 손흥민은 2011년 대회 당시 한국이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일본과의 4강전에서 떨어진 기억을 되살렸다.
손흥민은 당시 대표팀 막내로 아시안컵 무대에 처음 도전했고 박지성 이영표 등과 함께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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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로 저는 아직 (박)지성이 형을 많이 원망하고 있어요. 2011년 아시안컵 때처럼 후회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2023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순간 전 대표팀 주장인 박지성(43)을 떠올렸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일본과 4강전에서 한국은 3번 연속 승부차기 실축으로 결승행이 좌절된 적이 있다.
손흥민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 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손흥민은 "(박)지성이 형과는 관계가 워낙 좋으니까 2011년 대회 당시를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다"면서 "어차피 (승부차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첫 번째와 마지막 키커라고 생각했기에 하나를 선택하고 싶었고, 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님께서 첫 번째로 차라고 해서 아무 거부감 없이 찰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은 전날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전에서 전후반 90분 1-1로 비긴 뒤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 끝에 4-2로 힘겹게 승리했다. 손흥민은 한국의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키며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그런데 그 순간 손흥민은 2011년 대회 당시 한국이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일본과의 4강전에서 떨어진 기억을 되살렸다. 손흥민은 당시 대표팀 막내로 아시안컵 무대에 처음 도전했고 박지성 이영표 등과 함께 출전했다. 4강전에선 후반 이청용 대신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기도 했다. 그러나 전·후반 90분 2-2 상황이 연장전까지 이어졌고 결국 승부차기에 들어갔으나, 한국은 구자철 이용래 홍정호가 연이어 실축하면서 결국 결승행이 좌절됐다. 손흥민은 박지성이 승부차기에 참여하지 않은 점을 떠올려 원망 아닌 원망을 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박지성이 첫 키커로 골을 넣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 듯하다.
손흥민은 사우디와의 승부차기에 앞서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못 넣어도 괜찮다. 책임은 내가 진다"며 주장으로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손흥민은 이에 "선수들한테도 오로지 정말 공과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만 신경 써라, 관중들의 야유나 분위기 등 이런 것 전혀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어디로 보낼지 어디로 차고 싶은 지 등 공과 골대, 발만 신경 쓰라고 했다"면서 "결국 제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선수들이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승부차기를 보여줘서 상당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승부차기에서 2골을 막은 조현우(울산 HD)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조)현우 형이 조금이라도 힘을 받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힘을 보태주고 형이 잘 막아서 우리가 다음 라운드로 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런데 (조)현우 형이 저희를 8강까지 보내줘서 기쁘다"고 말하며 웃었다.
또한 자신이 1번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한 것을 두고 "연습에 연습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매번 남아서 훈련할 때 페널티킥 많이 연습하고, 또 다른 것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이제 한국은 2월 3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8강전을 펼친다. 호주는 지난 2015년 대회 결승에서 만나 패배를 안긴 팀으로, 손흥민은 잊으래야 잊을 수 없는 팀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호주전은 분명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며 "호주가 상당히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대회 얘기를 꺼내면 그렇지만 마음이 아팠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하 =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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