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네이버 출신' 택한 정의선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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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없이는 결코 체질을 개선할 수 없다."
연초 신년사에서 '고통을 수반한 개혁'을 언급했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반년 만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사실상 경질하고, 연구개발조직을 이분할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자동차분야 전문가는 "약 반년간 정 회장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조직 간 주도권 문제를 놓고 상당 부분 고민했지만 결국 두 수장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직접 칼을 뽑아 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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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신년사에서 '고통을 수반한 개혁'을 언급했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반년 만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사실상 경질하고, 연구개발조직을 이분할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속적으로 보고되는 소프트웨어 결함에 대한 문제의식이 컸다고 한다. 하드웨어 담당 수장과 소프트웨어 수장 간 소통문제, 조직분산, 이원화된 리더십 구조로는 테슬라와 경쟁은 물론이고 당장 내년으로 설정한 SDV(소프트웨어중심차) 대전환도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술대에 오른 현대차·기아의 연구 본산인 남양연구소는 혼란과 충격의 연속이다. 소프트웨어, META 등 쪼개진 조직의 절반은 네이버 CTO 출신의 송창현 사장(포티투닷 사장)이 관장하는 AVP(미래 자동차 플랫폼) 조직으로 이관됐다. 송 사장은 사실상 CTO에 준하는 위치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가 걸린 SDV 대전환, 자율주행을 추진하게 됐다. 정 회장이 송 사장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자동차분야 전문가는 "약 반년간 정 회장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조직 간 주도권 문제를 놓고 상당 부분 고민했지만 결국 두 수장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직접 칼을 뽑아 든 것"이라고 전했다.
차량용 SW 개발을 담당해 온 조직 일부는 판교 포티투닷으로 짐을 쌌다. IT기업인 포티투닷으로 아예 적을 옮기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 무엇보다 IT기업 문화에 대한 이질감마저 엿보인다. 더욱이 조직개편과 관련한 사내설명회에서 송 사장이 풀어낸 고강도 발언들이 개발진에 적지 않은 충격과 열패감을 안겨줬다고 한다. 기계공학이 중심이 돼 온 자동차회사의 연구개발 축이 전자·컴퓨터 공학을 중심으로 대전환을 맞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SDV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명제다.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는 올 연말에 일명 '스마트카'로 불리는 SDV 출시를 예고했다. BMW는 현대차와 같은 2025년, 볼보는 2026년 SDV를 적용한 차를 출시한다.
시간이 가면 개혁의 진통은 걷힐 것이다. 다만 내연기관차 연구진에 대한 충분한 메시지 관리가 있었더라면, 내부적으로 개혁의 필요성이 충분히 공유됐더라면 개혁의 피로감과 저항감도 누그러졌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송창현 사장의 시간'이다. 대전환기, 중책을 맡은 그가 성공해야 현대차·기아의 SDV 미래도 있다. 긴 시계를 갖고 묵직하게 도전해 온 자동차회사가 기민하고 치밀한 IT 조직문화를 받아들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선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도 필요하다. 차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론이라고 한다.
ehcho@fnnews.com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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