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임정혁 전 고검장, 사건 정리한다며 10억 요구"

정유선 기자 2024. 1. 3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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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의혹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고검장 출신 임정혁 변호사가 수사를 받던 민간업자에게 "대검에 올라가서 구속되지 않게 사건을 정리해주겠다. 걱정하지 말고 수임료나 넉넉히 준비하라"며 10억원을 요구한 정황을 검찰이 공소장에 기재했다.

이곳에서 이씨가 백현동 사업 개발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 구속을 피할 방법을 찾자, 임 변호사는 자신의 인맥과 영향력을 통해 구속을 면하게 해주겠다며 그 대가로 1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검찰은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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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수사 무마 금품 의혹' 임정혁·곽정기 공소장
"임정혁 걱정 말고 수임료나 준비"…10억 요구 정황
곽정기도 '윗선 인사용' 현금 1억원 촉구 정황 나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백현동 수사 무마를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고검장 출신 임정혁(왼쪽) 변호사, 경찰 출신 곽정기 변호사가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2023.12.2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백현동 의혹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고검장 출신 임정혁 변호사가 수사를 받던 민간업자에게 "대검에 올라가서 구속되지 않게 사건을 정리해주겠다. 걱정하지 말고 수임료나 넉넉히 준비하라"며 10억원을 요구한 정황을 검찰이 공소장에 기재했다.

31일 법무부가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임 변호사는 지난해 5월 하순 서울 서초구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KH부동산디벨롭먼트 전 회장 이동규씨를 만났다. 이씨는 법조 브로커로 지목됐으며 이 사건 관련 알선수재 혐의로 먼저 기소된 인물이다.

이곳에서 이씨가 백현동 사업 개발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 구속을 피할 방법을 찾자, 임 변호사는 자신의 인맥과 영향력을 통해 구속을 면하게 해주겠다며 그 대가로 1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검찰은 조사했다.

검찰은 임 변호사가 "내가 검찰 고위직들을 잘 알고 있으니 대검에 올라가서 (정 대표가) 구속되지 않게 사건을 정리해주겠다, 걱정하지 말고 수임료나 넉넉히 준비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검찰은 임 변호사가 이후 정 대표의 형에게도 "지금 계약을 하고 돈이 입금되어야 일을 시작할 수 있으니 10억원을 즉시 지급해달라"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봤다.

정 대표가 10억원이란 액수를 부담스러워하며 변호인 선임계약 체결을 주저하자, 임 변호사가 착수금으로 1억원 우선 지급을 요구하고 나머지 9억원은 성공 보수로 지급하면 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정 대표는 6월1일 임 변호사 명의 계좌에 1억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장엔 총경 출신 곽정기 변호사가 정 대표에게 수임료 외 현금 1억원을 요구한 정황도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곽 변호사는 지난 2022년 5월 경찰 후배 박모씨의 소개로 이씨를 만난 자리에서 "내가 경찰 출신 변호사로서 경찰 쪽으로 아는 사람도 많고 인맥이 잘 되어 있다"는 등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함으로써 경찰 수사 단계에서 정 대표 사건을 수임하기로 약정했다. 곽 변호사는 수임료로 세금 포함 총 7억7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곽 변호사가 같은 해 6월엔 정 대표에게 "경기남부경찰청 윗선에 인사를 해야 하는데 현금이 필요하니 수임료 외 별도로 현금 1억원을 준비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적었다.

곽 변호사는 정 대표가 "현금 1억원은 좀 어렵고 5000만원 정도는 준비할 수 있다"고 하자 "현금 5000만원이라도 준비해달라"했고, 약 한 달 뒤엔 "이제 곧 휴가철도 오는데 현금 5000만원은 어떻게 되고 있나"라고 물으며 현금 지급을 재촉했다고 한다.

이후 정 대표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소재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현금 5000만원을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 곽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 변호사는 앞서 1억원이 정상적인 수임 계약에 따라 받은 돈이라고 주장했다.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합법적인 변론 활동을 했고, 통상적인 변론을 넘어서는 어떤 활동도 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무마 청탁'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곽 변호사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지난달 19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곽 변호사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9일 곽 변호사를 구속 기소, 임 변호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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