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조절 주문에…이주호 "무전공 선발 25%, 물러설 수 없는 원칙"(종합)
대학들, 등록금 인상·등 관련 '운영 자율성 보장' 촉구
(서울=뉴스1) 이유진 남해인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무전공(자율전공선택) 선발' 확대는 "물러설 수 없는 원칙"이라는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각 대학별 자율성을 고려하겠다면서도 25% 선발을 목표로 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3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부총리는 "대한민국 고등교육이 학과별, 전공별 분절돼있고 전공 선택에 벽이 쳐져 있어서 졸업할 때 자기 전공으로 직업을 갖는 비율이 굉장히 낮다"고 지적하며 무전공 선발 확대 필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 육성사업 기본계획'에 따르면 대학에 지원하는 인센티브 배분을 위한 성과평가 기준 중 100점 만점에 80점을 차지하는 '교육 혁신' 지표는 무전공 선발과 연관돼 있다.
교육부는 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하고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무전공 제도를 확대하는 대학에 가산점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무전공 신입생을 25% 이상 선발해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대학가 반발을 고려해 '진입 조건'인 25% 방침은 올해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무전공 선발 비율에 따라 가점을 부여하면서 '사실상 의무화'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총회에서도 속도 조절을 해줄 수 없냐는 대학 총장들의 주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대학사회의 큰 변화라 총장들에게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입학정원 확대는)물러설 수 없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학 자율성을 고려해 처음 연구팀이 제안했던 방식보다 조금 더 여유를 드리고 유연성을 보태서 (최종안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빅블러 시대…학생들에 전공 선택 자유"
이 부총리는 "최근 '빅블러', 디지털 대전환의 변화가 있다"며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해가 거듭할수록 바뀌고 있는데 이에 대학이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빅블러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의 경계가 뒤섞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는 "25%든 목표를 정하고 인센티브를 드리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물러설 수 없는 원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총리가 이처럼 무전공 선발 원칙을 고수하는 가운데, 대학 총장들은 대학 운영 자율성 확대를 주장하며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폐지해달라고 촉구했다.
대교협은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건의문'(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하며 "등록금 책정과 관련된 대학 자율성을 보장하고 규제가 해소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국가장학금 II 유형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 등록금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교협은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재정을 확충해야 한다면서 소규모 대학에 대한 국가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대교협은 글로컬대학 육성을 위해서도 자율적 운영이 확산되도록 고등교육관련 법률을 추가적으로 정비하고 자율화 정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대를 중심으론 대학 경쟁력은 재정 투자와 깊은 연관이 있어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가 내년이면 폐지되는 만큼 재정 확보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부총리는 "고등교육 예산은 이미 증가 추세로 만들었고 계속 증가시키겠다"고 말했다.
사립대는 올해 10개 선정될 예정인 글로컬대학30 사업과 관련, 지금까지 선정된 대학들이 국공립대에 집중돼있다는 점을 짚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신청한 사립대 108개교 중 선정된 대학은 4.7%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 부총리는 이같은 지적에 "교육부도 문제인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더 많이 혁신한 대학들을 위주로 선정하다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사립대학 선정이 미약했다는 부분은 문제로 본다"고 인지하며 "사립대가 좀 더 활발하게 혁신에 참여하실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계속 고민을 같이 하겠다"고 했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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