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학생에게 시험채점·성적입력 맡긴 교사…징계 절차 들어가

관련 학생들 서둘러 재시험…해당 교사 “도움 받은 것뿐”

[반론보도]<친한 학생에게 시험채점·성적입력 맡긴 교사…징계절차 들어가> 관련

본보는 지난 2월1일자 홈페이지 사회면에 <친한 학생에게 시험채점·성적입력 맡긴 교사…징계절차 들어가>라는 제목으로 ‘해당 교사가 특정 친한 학생에게 시험지를 대신 채점하게 하고 시험지 보관 및 성적 입력까지 맡겼다’고 보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교사는 “심화영어 반장인 학생에게 채점 결과 정리를 부탁한 것이지 학생이 시험지를 대신 채점하지 않았고, 해당 시험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정기고사 시험지가 아니라 복습을 위한 쪽지 시험으로 해당 과목의 수행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고등학교.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특정 학생에게 함께 수업 듣는 학생들의 시험지를 대신 채점하게 하고, 시험지 보관 및 성적 입력까지 맡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사실이 발각된 뒤 해당 수업 학생들이 모두 재시험을 보는 등 피해를 입었지만, 교사 본인은 “잘못 없다”는 태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학교 관계자 등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 용산구의 한 고등학교는 교사 ㄱ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학교 내부 조사 결과, 교사 ㄱ씨는 지난해 2학기 자신이 맡은 과목의 수행평가 채점을 본인과 친한 학생에게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시험지 보관은 물론, 이 학생이 채점한 시험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컴퓨터에 직접 성적을 입력하게 하고 관리하게끔 했다.

문제는 이 과목이 중간·기말고사는 보지 않고 수행평가만으로 성적 산출이 이뤄지는 과목이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 쪽은 ㄱ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겨울방학식 직전인 지난해 12월 말 서둘러 재시험을 치렀다. 이에 대해 ㄱ씨는 조사 과정에서 “학생에게 모든 업무를 맡긴 것은 아니고 조금 도움을 받은 것 뿐”이라며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학교 쪽은 전했다.

이는 ㄱ씨가 지난해 10월 중순 병가를 내면서 밝혀졌다. 과목 수업을 이어 받은 다른 교사가 앞선 수행평가 시험지가 보이지 않자 이를 알린 것이다. 학교 쪽은 ㄱ씨와 친한 학생이 시험지를 보관하고 있고, 또 다른 학생의 성적이 담긴 파일을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것을 확인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고등학교 학업 성적관리지침 등을 보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지필평가 및 수행평가 결과는 학생 본인만 확인하도록 하며, 타인에게 성적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른 학교 교사는 “평가는 가장 민감하고 예민한 영역이라 일체의 잡음도 허용하지 않으려고 학교가 신경 쓰는 부분”이라며 “교육 현장은 철저함과 투명성이 생명인데 (ㄱ씨의 행동은)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앞서 ㄱ씨는 지난해 9월 실시한 수능 모의평가 시험 감독 중 학교 설립자가 문항으로 나오자, 이를 촬영하고 교직원 단체 대화방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ㄱ씨는 채점을 맡겼던 학생에게 본인의 일에 대한 탄원서를 작성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학교는 이 사건에 대해서도 ㄱ씨에게 주의 조처했다. 한겨레는 학교 쪽을 통해 ㄱ씨 입장을 문의했으나, 답변은 없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