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1번 키커' 손흥민 "지성이형 아직도 원망…후회하기 싫었다"[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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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의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득점.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16강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슈팅, 골을 넣으면서 한국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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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서 호주 상대…"9년 전 통한의 패배, 반복 않겠다"
(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득점.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손흥민(토트넘)이 13년 전 아시안컵을 떠올리면서 주장으로 책임감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31일(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회복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사우디전 승리는 대표팀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이곳에 있는 모든 구성원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가족이 되는 분위기를 느꼈다"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전날 펼쳐진 사우디전 승리를 돌아봤다.
이어 "하지만 지난 일은 빨리 잊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면서 "호주는 분명 쉽지 않은 팀이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8강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과거 호주전의 쓰라린 패배를 잊지 않으며 전의를 불태우기도 했다. 손흥민은 "2015년 아시안컵 결승에서 호주에 당했던 패배(1-2)에 마음이 매우 아팠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아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남은 기간 잘 회복해서 호주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16강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슈팅, 골을 넣으면서 한국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손흥민은 "(박)지성이형을 아직도 원망한다. 가깝게 지내는 지성이형을 만나면 가끔 2011년 한일전 승부차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웃은 뒤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승부차기는 1번과 5번 키커가 중요한데, 감독님께서 (1번 키커 역할을) 맡기셨다"고 가장 먼저 키커로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은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서 일본과 준결승전을 치렀는데,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주장이었던 박지성은 키커를 맡지 않았다. 대신 구자철, 지동원, 홍정호 등 당시 어린 선수들이 키커로 나섰는데 모두 실축하며 0PSO3으로 졌다.
박지성은 은퇴 후 후회되는 순간 중 하나로 한일전 승부차기에서 키커로 나서지 않은 순간을 꼽고 있다.
손흥민은 승부차기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얻은 2개의 페널티킥을 모두 골로 연결했다.
이번 대회 100%의 페널티킥 성공률을 자랑 중인 손흥민은 "연습의 결과다. 경기 중에도 공과 방향만 신경 썼다. 경기장 분위기는 신경 쓰지 않았다.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주문했는데, 모든 동료가 책임감을 갖고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 외적으로도 바쁘게 보내고 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들을 독려하고, 심판 또는 상대 팀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손흥민은 사우디전 후 심판과 인사를 나누고 상대 선수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선수단 모두 하나의 목표를 잡고 나아가는 중이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선수들 모두 많은 분에게 웃음을 드리려고 노력 중이다.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 사우디전에서는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선수들이 좋은 역할을 해줘서 더욱 기뻤다"면서 "대회가 끝난 뒤 팀에 대해 평가를 해주길 바란다"고 여론에 호소했다.
그는 "늘 매너 있게 행동하면 상대가 존중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심판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다. 팀에 악영향이 되지 않는 선에서는 심판들과도 소통하며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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